보로노이는 14~15일 양일간 이뤄진 기관 수요예측에서 모집물량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관 배정 물량은 전체 공모 주식의 75%인 150만주로 공모가 하단 기준 750억원 규모다. 기관 투자가 중 일부는 희망 공모밴드(5만~6만5000원)의 상단을 제시하기도 했지만, 참여 기관 숫자나 신청 수량이 적었던 만큼, 공모주를 배정하기 어려웠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시 분위기가 좋지 않은데다 바이오주에 대한 투심이 많이 식은 상황이지만, 성장성과 기술력이 있는 만큼 기대를 했는데 아쉽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미 기관 수요예측에서 상장 계획을 접은 기업이 올해 1분기가 끝나기도 전 벌써 3곳에 이른다. 지난 1월엔 현대엔지니어링이, 2월엔 대명에너지가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후, 공모를 철회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건설업종 대장주 가능성까지 점쳐지며 최대 6조원을, 대명에너지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열풍 속 최대 5000억원 수준의 시가총액이 예상될 정도로 기대를 모은 공모주였다. 하지만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하자 적절한 몸값을 받지 못할 것이란 이유에서 IPO 시장에서 발을 뺀 바 있다.
새내기주의 성적표도 좋지 않다. 올 들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은 총 17곳(스팩 제외)이다. 하지만 절반 이상(52.9%·9곳)은 16일 기준 공모가를 하회하는 성적으로 장을 마쳤다. 특히 바이오에프디엔씨(251120)(-35.0%), 나래나노텍(137080)(-31.14%)애드바이오텍(179530)(-30.36%) 등이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 1월 20일 상장한 오토앤(353590)만 공모가(5300원) 대비 158.49% 수익률을 내며 올해 효자종목 노릇을 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유동성이 중요한 IPO 시장 특성상 당분간 침체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우크라이나 리스크가 잦아들고 다시 IPO 대어들이 출회하기 시작하면 분위기는 변할 것이란 목소리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며 수익률과 가치를 끌어올린 지난해와는 달리 시장의 긴축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좀 더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면서도 “변동성이 잦아들고 증시 분위기가 돌아서면 IPO에 나서는 기업도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