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까지 상장한 ETF 종목수는 총 497개다. 5일 미국스팩&IPO·친환경 ETF까지 상장하면 총 499개로 늘어난다. ETF의 총 순자산은 60조4232억원 규모다.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에선 연초 이후(지난 3일 기준) 1조원 이상이 빠졌지만, 같은 기간 주식형 ETF는 3조7000억원 가량을 끌어모으며 개인투자자들의 주요 투자수단으로 자리잡았다.
테마형 ETF로의 자금 유입이 두드러진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말 순유입 상위 ETF 10위권에 중국 전기차, 미국 테크, 자동차, 2차전지, 반도체 등 테마형 ETF가 포진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차이나전기차 SOLACTIVE’는 지난해 12월 상장된 후 8개월 만에 순자산총액이 1조4000억원대로 늘었고 국내 ETF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올 들어 출시된 45개의 ETF 중 전략·업종 테마형 상품 비중은 67%(총 30개)다. 테마도 개인 투자자들의 수요와 시장 트렌드에 맞춰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운용사별로 살펴보면 △삼성자산운용 시스템반도체, 웹툰·드라마 △한화자산운용 ESG △NH아문디자산운용 반도체, K팝, 미디어, 게임 △미래에셋운용 글로벌 리튬·2차전지, 자율주행·전기차, 디지털경제 등이다. 투자 시장에서 부상하고 있는 메타버스(Metaverse)를 테마로 하는 ETF를 준비하는 움직임도 엿보인다.
수동성이 강한 ETF를 보완해 일정 비중은 펀드 매니저가 운용, 시장 수익률을 초과할 수 있도록 한 액티브 ETF도 각광받고 있다. 올 들어 출시된 ETF 45개 중 액티브 ETF는 16개(36%)다. 지난 5월에 출시된 주식형 액티브 ETF 8종의 순자산총액은 4000억원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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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를 통한 해외 투자도 증가하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의 정체 속에 최근 3개월간 국내 주식형 ETF 설정액은 4017억원이 줄어든 반면 해외 주식형 ETF는 1조6627억원이 늘었다. 북미 등 선진국 증시의 주요 지수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선전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 들어 뉴욕증시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20% 가까이 상승했고, 코스피 지수는 11% 올랐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해외 주식형 ETF 빠른 성장은 테마형, 특히 신규 상장 ETF가 주도하고 있다”며 “지난해 말부터 각종 기술, 모빌리티 테마의 해외주식 ETF 상장이 이어지면서 작년 11월 말 약 8000억원 규모였던 해외 테마형 ETF가 올 7월 말에는 4조7000억원으로 성장해 처음으로 시장지수형 ETF 규모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글로벌 ETF 시장은 개인의 금융시장 참여 확대, 정보 비대칭 해소, 규제 당국의 제도 완화와 다양성 허용 등 흐름 속에 고공성장할 전망이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글로벌 ETF 운용자산(AUM)은 전년 대비 49.8% 늘어난 9조달러(약 1296조원)를 기록했다. 아직 ETF를 출시하지 않은 국내 운용사들은 테마 탐색에 분주한 모습이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후발주자로 ETF 시장에 진입하는 운용사들은 기존에 나온 상품과 차별화할 수 있는 테마를 고민하고 있다”며 “ESG의 중장기 흐름을 반영해 테마로 삼지 않더라도 기본적으로 이를 충족하는 방법론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