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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컴투스의 경우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사채(1-1~2회) 수요예측에서 총 3580억원에 달하는 기관투자가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 애초 모집금액은 1500억원으로 2배 넘는 자금이 몰렸다.
완판에는 성공했으나 트랜치별로 살펴보면 3년물 1000억원 모집에 1720억원의 자금이 몰렸는데 발행물량은 3bp(1bp=0.01%포인트)에 채웠다. 지난 16일 기준 3년물 민평은 2.305%다.
이외에도 한국토지신탁은 2bp, 아주산업은 9bp, 태영건설은 1bp에 모집물량을 채웠다. 대신에프앤아이의 경우 5년물 300억원 모집에 270억원의 기관투자가 매수 주문이 들어왔고 주문은 18bp에도 넣었다.
한 운용사 채권매니저는 “최근 비우량 채권이 완판을 이어가고 있으나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발행사별로 희비가 갈린 곳들도 많다”며 “과거 민평금리 대비 낮게 발행됐던 곳들이 최근에 높은 금리에 발행하는 경우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평보다 높은 금리, 즉 오버 발행의 경우 회사채를 싸게 사겠다는 수요가 몰린 것이고 발행사 입장에서는 조달 비용이 늘어난다. 한 증권사 채권딜러는 “오버 발행된 곳들을 보면 호가도 촘촘하지가 않다”며 “과거에는 호가 분포가 촘촘했는데 넓게 벌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 운용 기한 연장과 하이일드펀드 특수 등이 맞물리면서 A등급 이하 회사채 발행이 늘었고 이에 대한 수요가 큰 증권사 리테일 참여가 늘어나면서다. 특히나 증권사 리테일이 요구하는 절대금리는 정해져 있어 발행금리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운용사들이 A등급에 참여를 잘 하지 않는 이유가 유동성이 없어서다”라며 “펀드 환매가 들어오면 채권을 매각해서 돈을 만들어야 하는데 A등급은 팔고 싶어도 못 파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증권사 리테일은 회사채를 사놓고 이를 판매만 하면 되기 때문에 A등급 유동성에 큰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오버 발행된 회사채들의 수요예측 참여 기관투자가들을 보면 대부분 증권사 리테일이 많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수요예측 범위 밖 높은 금리로 증권사들이 의례적으로 주문을 넣는 경우도 있다”며 “이는 경쟁률을 높게 보여 흥행을 시키기 위함도 있다”고 말했다.
한 운용사 채권매니저는 “증권사들이 품앗이하듯 수요예측에 참여하기도 한다”며 “증권사들이 무리하게 참여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완판에 성공한 비우량 회사채 중에서도 증권사 리테일 투자자들은 옥석을 가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