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뇌척수액은 뇌 안에 있는 뇌실이라는 공간에서 생성되게 되고 뇌의 머리끝부분이나, 척수의 아래 끝부분에서 다시 흡수돼 항상 일정한 양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준
|
그러나 머리에 외상 혹은 출혈 등으로 인해 뇌척수액을 흡수하는 기능이 망가지게 되면 정상 범위로 유지돼야 하는 뇌척수액의 생성이 과다해지거나 흡수가 덜 이루어지고, 뇌척수액을 생성하는 뇌실이 점점 커지게 되는데 이러한 현상을 수두증(水頭症)이라고 한다.
말 그대로 머리에 물이 차는 병이다. 뿐만 아니라 연세가 드신 분들은 뇌에 특별한 외상이나 병이 없더라도 뇌척수액의 생성과 흡수의 교체율이 떨어져 뇌척수액이 뇌실에 점점 축적되기도 한다. 이 때 뇌압은 대개 정상으로 정상압 수두증이라고 일컫는다.
수두증이 발생하게 되면 뇌실이 커지면서 주위의 뇌 조직을 압박하게 되고, 근처의 신경섬유에 변형을 가져오면서 증상을 유발하게 된다. 가장 특이적인 세 가지 증상이 있다. 첫 번째로 기억력 저하, 두 번째 보폭이 짧아지는 보행 장애, 세 번째 소변 장애이다. 이러한 증상의 특징 때문에 연세 드신 분들에게서 발병하게 되면 파킨슨병 또는 치매(알츠하이머병)로 오인해 그대로 방치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악화되고 뇌압이 상승해 시야 장애까지 초래될 수 있기 때문에 전문 의료진의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두증의 특이적 증상이 발병했을 경우, 우선적으로 뇌종양과 같은 다른 질환이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MRI 등의 뇌 영상 검사를 시행한다. 단순한 수두증의 경우 뇌실의 확장 소견을 관찰할 수 있다.
가장 좋은 진단 방법은 인위적으로 뇌척수액을 배액하여 증상의 호전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수두증 환자들이 일시적인 뇌척수액 배액으로 증상이 호전되는 것은 아니다. 수두증 증상 이외에 떨림증이나 서동증 등 다른 이상 운동 증상이 있다면 파킨슨병 혹은 알츠하이머병 등의 다른 질환을 의심하고 이에 대한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뇌척수액의 배액 후 증상의 호전이 있다면 수술 후 좋은 결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수술은 머리에 작은 관을 삽입하여 뇌실을 천자하고 그 관을 길게 연결한다. 이후, 복강 안에 거치해 인공적으로 뇌척수액을 순환시키는 장치를 삽입하는 뇌실-복강 단락술이 가장 일반적으로 행해지고 있으며 효과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