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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방탄소년단(BTS)이 한류의 위상을 드높이는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자랑스럽다. 그동안 넌버벌 공연이 쌓아온 한류 열기를 K팝이 함께 이어가고 있는 만큼 한국문화는 해외에서 계속 승승장구할 것이다.”
김경훈 한국공연관광협회장은 2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국내 공연관광 시장의 미래를 이같이 전망했다. 김 회장은 “한국 관광시장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저녁 시간대에 한류를 담보했던 것은 ‘난타’ ‘점프’ 등 넌버벌 공연이 그 시작이었다”며 “지금도 무대에 오르고 있는 이들 공연이 관광시장에서 한류의 역할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공연관광 시장은 PMC프러덕션이 제작한 ‘난타’가 90년대 말 해외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급속도로 성장했다. 김 회장이 대표로 있는 공연기획사 예감이 제작한 ‘점프’를 비롯해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드로잉 쇼’ ‘비밥’ 등에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공연관광 시장은 성장을 거듭해왔다.
2년 전 중국이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한한령’을 실시하면서 관광객 감소로 시장이 잠시 위축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관객 다변화 등을 통해 활기를 되찾고 있다. 김 회장은 “한한령이 완전히 풀린 건 아니지만 중국에서 FIT(개별자유여행) 방문객이 상승세로 돌아선 만큼 시장 상황도 점차 안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관광시장 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추진 중인 관광 클러스터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보였다. 김 회장은 “서울 사대문 또는 공연장이 밀집돼 있는 대학로를 클러스터로 묶어 프로모션 활동을 하는 것은 인바운드 관광객 유치에도 큰 이점이 있다”며 “민간에서 쉽게 하기 힘든 홍보를 공공부문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장점이 많다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는 대학로를 공연관광의 메카로 만들기 위한 ‘웰컴 대학로’ 행사를 2017년부터 매년 가을 개최하고 있다. 김 회장은 ‘웰컴 대학로’가 매년 특정 시기에만 여는 행사가 아닌 1년 단위의 선순환 시스템을 이룰 수 있는 페스티벌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회장은 “공연관광 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인데 지금과 같은 단기간의 반짝 행사만으로는 성과를 내기 힘들다”며 “봄부터 홍보를 시작해 여름에 모객을 하고 가을에 화룡정점으로 ‘웰컴 대학로’로 연 뒤 겨울에 1년을 정리하고 다음 1년을 준비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예산이다. 김 회장은 “‘웰컴 대학로’에는 10억 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되고 있는데 단일 행사로는 적지 않은 규모지만 1년의 선순환 시스템을 만들기에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서울시와 한국관광공사 등 정부와 유관기관에서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공연 홍보, 창작을 함께 지원할 수 있는 예산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연관광 시장의 변화 필요성도 언급했다. 김 회장은 “공연관광 업계들도 외국인 관광객이 자연스럽게 볼 수 있는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며 “관광객 모객을 위한 지나친 경쟁에서 벗어나 업계가 함께 공생 관계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영화는 동시에 여러 곳에서 상영할 수 있지만 6개월 이상 상영이 어려운 반면 ‘난타’는 20년이 넘도록 계속 관객과 만나고 있다”며 “공연은 모객 측면에서는 영화를 따라갈 수 없지만 지속성에서는 영화를 넘어서는 만큼 그만큼의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있도록 꾸준히 지원하고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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