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최근 임플란트 시술이 증가하면서 임플란트 과정에서 축농증으로 인해 임플란트에 문제가 생기는 사례가 늘고 있다. 임플란트 중에서 윗니에 하는 임플란트는 위턱 뼈(상악골)에 시술하는데, 이 부위가 축농증이 가장 많이 생기는 상악동과 맞닿아 있어 쉽게 영향을 주고 받기 때문이다.
윗니에 임플란트를 계획하고 있다면 시술 전이나 시술 과정에 축농증 발병 여부를 꼼꼼히 체크해야 해야 축농증으로 인한 임플란트 실패를 막을 수 있다. 축농증이 있다면 윗니 임플란트 시술 전에 먼저 치료해야 하며, 임플란트 시술 후 악취가 나고 뺨이 붓거나 누런 콧물, 코막힘, 두통 증이 생길 때도 축농증 때문인지 확인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한다.
하나이비인후과병원에서 축농증이 의심돼 CT를 촬영한 환자를 분석한 결과, 잇몸 염증이나 임플란트와 관련된 치성 축농증이 크게 증가했다. 금년 1월부터 3월까지 3개월간 부비동 CT를 촬영한 1,315명 중 9.1%가 120명이 치성 축농증으로 확인됐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6.6%(1,180명 중 78명)보다 1.5배 늘어난 수치다.
치성 축농증 환자를 연령별로 살펴보면 50대 환자가 가장 많아 전체(198명)의 24.2%(131명)를 차지했으며 이어서 60대가 22.2%(44명), 40대가 19.7%(39명)이었다. 이로써 40~69세가 총 66.2%로 절반을 훨씬 넘어, 중·장년층에게 치성 축농증이 빈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임플란트, 그 중에서도 윗니 임플란트가 축농증과 관련이 큰 것은 해부학적인 이유 때문이다. 축농증은 콧속 비강 주위에 있는 동굴 모양의 빈 공간인 부비동에 염증이 생겨 분비물이 고이고 썩어서 농으로 변하는 질환인데, 4쌍의 부비동 중 광대뼈 안쪽에 있는 상악동에 가장 많이 생긴다.
이상덕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코질환센터 원장은 “축농증의 가장 흔한 원인 부위인 상악동이 윗니를 심는 위턱 뼈(상악골)와 맞닿아 있어 축농증이 위턱으로 번져 임플란트 과정이 어려워질 수 있으며, 또 반대로 잇몸 염증으로 인해 축농증이 생길 수 있는데 이를 치성 축농증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또 “임플란트 전후 과정에서 축농증이 악화되거나 치성 축농증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윗니 임플란트를 진행할 때 임플란트를 지지하는 잇몸뼈가 대부분 오래된 치아염증으로 인해 많이 얇아진 경우가 대다수이다. 이 상태에서 윗니 임플란트를 시술하다 기존에 있던 상악동의 축농증이 임플란트 주위 치조골로 번지고 상악동에 쌓인 농이 구강으로 유출되기도 한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애써 심은 임플란트가 흔들릴 수 있다.
반대로 임플란트 과정에서 축농증이 발병할 수도 한다. 윗니 임플란트를 위해 인공 치근을 상악골에 심다가 인공 치근이 상악동을 침범하거나 이식편의 염증 반응으로 염증이 생길 수 있는데, 이렇게 발생한 염증이 상악동으로 번지면 축농증이 발병하는 것이다. 따라서 윗니 임플란트를 하기 전에 필수적으로 축농증부터 확인해야 한다. 축농증은 코 내시경과 X-ray, CT 등으로 진단하는데, “축농증이 있다면 이비인후과 전문의와 상의해 적절한 치료 후에 임플란트 시기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이상덕 원장은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