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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살인자’ 미세플라스틱 5조2500억개 넘었다

최훈길 기자I 2019.05.28 01:00:00

해수부 “해양쓰레기 심각, 범부처 종합대책 추진”
플라스틱 생산 2050년 11억톤, 100년 만에 749배
분해되려면 450년, 미세플라스틱에 지하수 오염돼
전문가 “데드라인 2025년, 한중일 종합대책 필요”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3월26일 인사청문회에서 “깨끗한 바다 환경을 만들어 국민들께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해양수산부 제공]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이 해양쓰레기 감축을 위한 본격적인 대책 마련에 나선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급증하면서 해양환경 피해가 심각한 데다 미세플라스틱 우려까지 커져서다.

27일 해수부에 따르면 문 장관은 최근 해양플라스틱 쓰레기 현황을 점검하고 대책을 모색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해양플라스틱 저감을 위한 범부처 관리 방안을 조만간 마련할 것”이라며 “대국민 홍보에서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문 장관은 지난 3월26일 청문회에서 “해양과 육상을 아우르는 범부처 종합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겠다”며 “해양플라스틱 쓰레기를 저감시키고, 대국민 캠페인을 전개해 해양쓰레기 문제에 대한 국민의 공감대 형성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범부처 대책이 필요할 정도로 현재 해양쓰레기 문제는 심각한 상황이다.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전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1950년에 150만t에서 2017년 3억4800만t, 2050년 11억2400만t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1950년부터 2050년까지 100년 만에 749배나 증가하는 셈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플라스틱 생산량(2016년 기준)은 2100만t, 폐기물은 1010만t에 달한다. 해상에서 플라스틱이 분해되는 시간은 낚싯줄이 600년, 플라스틱병이 450년이나 걸린다.

특히 ‘제2의 미세먼지’,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미세플라스틱은 해양 오염의 주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KMI 관계자는 “2007~2013년 모니터링 결과 전세계 해양에 떠다니는 미세플라스틱은 최소 5조2500억개로 추정된다”며 “2030년에는 현재 2배인 500mg/㎥로 증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국제적으로도 미세플라스틱은 논란거리다. 지난 1월 미국 일리노이대 연구진은 지하수 샘플 17곳 중 16곳이 미세플라스틱에 오염된 사실을 확인했다. 유럽연합(EU)은 2021년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을 전면 사용 중단하기로 했다. 캐나다는 5㎜ 이하의 미세 플라스틱인 마이크로 비즈를 독성물질 목록에 등록했다.

우리 정부도 팔을 걷어붙였다. 해수부는 지자체와 해양쓰레기 문제 관련해 예방, 수거, 연구, 교육 관리를 진행 중이다. 2011년부터는 해양쓰레기 대응센터를 통해 점검하고, 2015년부터는 ‘해양환경 위해성 연구(R&D)’도 추진 중이다. 내년부터는 해양쓰레기 처리 활성화를 위한 기술개발 사업을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추진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국내외를 총괄하는 종합적인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박한선 KMI 부연구위원은 “국제해사기구(IMO)가 작년 10월 채택한 결의서를 통해 2025년까지 해양플라스틱 관련 구체적인 행동조치를 마련하라고 권고했다”며 “어선으로부터 배출되는 막대한 해양쓰레기에 대한 한·중·일 종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단체 그린피스가 플라스틱 쓰레기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만든 ‘플라스틱 고래’ 모습.[그린피스 제공]
옐런 맥아더 재단과 맥킨지 경영·환경센터는 2016년 세계경제포럼(WEFㆍ다보스포럼)에서 ‘신 플라스틱 경제:플라스틱의 미래에 대한 고찰’ 보고서를 통해 전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이 2050년에 11억2400만t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도미니크 워그레이 박사는 “이 추세라면 2050년에는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출처=WEF]


매년 수거되는 해양쓰레기가 2017년에 8만2175t으로 2013년(4만9080t)보다 4년 새 3만t 이상 늘어났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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