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일본이 카지노 설립을 위한 통합리조트 계획에 들어가 동북아 카지노 전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일본은 2022년 도쿄 하계올림픽 개최에 맞춰 오사카·훗카이도 등 최소 3곳 이상의 복합리조트를 개장한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세웠다. 일본을 이를 통해 중국 유커는 물론 비행기로 1시간 거리인 한국인 고객까지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일본은 지난달 19일 국회 중의원 본회의에서 카지노 설치 규정을 담은 ‘통합리조트(integrated Resort·IR) 정비법안’을 가결해 이미 제도 정비에 나섰다. 참의원에서도 이달 22일까지 정기국회 기간 이 법안을 무조건 통과시켜 시간을 단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일본은 지난 2016년 ‘통합리조트 정비 촉진법’, 즉 ‘카지노 해금법’을 통과시키며 일본 내 카지노 사업의 제도권 내 편입을 허가했다. 이 법안으로 일본 내 카지노, 국제회의장, 호텔 등이 포함한 카지노 복합리조트 건립이 가능해졌다. 카지노를 관광 산업의 핵심 전략으로 삼아 관광 대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일본 정부의 계획도 급물살을 타게 된 셈이다.
|
일본의 빠른 행보에 국내 뿐 아니라 동북아 각국의 카지노 업계가 비상이 걸렸다.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에 카지노가 들어선다면 국내 카지노 시장에도 큰 파장이 예상된다. 외국인 입장객 중 약 70%가 중국인·일본인인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 업계가 먼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유일의 내·외국인 모두 출입 가능한 강원랜드도 외국인을 포함한 내국인마저 일본으로 방향을 돌린다면 큰 피해를 볼 것으로 보인다.
카지노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를 찾는 일본뿐 아니라 중국의 큰손 여행객이 일본 카지노의 갖가지 유인책에 따라 발길을 돌리면 국내 관광업계의 타격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우리나라 국민이 출입이 가능한 이른바 ‘오픈 카지노’로는 ‘강원랜드’ 뿐이어서 마카오 등 거리가 먼 곳보다 비행기로 한 시간 거리인 일본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2017년 기준 700만 명 정도 일본을 방문한 우리나라 국민이 일본 카지노 업계의 잠재적 고객으로 노리고 있어 국부 유출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학준 경희대 관광·레저경영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정서상 카지노가 사행산업으로만 치부돼 의료, 쇼핑 등 다양한 관광상품과 결합한 ‘복합 리조트’ 수준이 아니라 ‘미니 리조트’로 머물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면서 “카지노 산업이 호텔 부대 시설이 아닌 다양한 형태의 관광상품과 연계하는 글로벌 트렌드로 변화하는 만큼 규제 일변도의 정책을 벗어나 글로벌을 지향하는 제도와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