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A급 회사채 발행과 거래가 활기를 띠면서 침체에 빠졌던 A급 회사채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A급 내에서도 노치(A-·A·A+)별로 투자수요가 차별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A급 회사채 펀더멘털에 대한 의구심이 사라지지 않는 상황에서 하이일드채권 성격을 지닌 ‘A’나 ‘A-’보다 안정적인 ‘A+’급으로 투자자금이 몰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A급 회사채 거래량은 1조9000억원을 넘어서면서 전월의 1조원을 2배 가까이 웃돌았다. 2013년 7월 이후 최고 기록으로 전체 회사채 거래량 대비 비중도 20%에 달했다. 이는 AA급 이상 우량 회사채에 가려 그간 철저히 소외됐던 A급 회사채에 대한 투자심리 회복 신호로 여겨졌다.
그러나 크레딧시장 전문가들은 저금리 기조와 회사채 공급물량 급감 속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금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제공하는 A급 회사채로 흘러들어온 경향이 강하다며 아직 시장의 정상화로 보긴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발행 비수기가 지나고 AA급 회사채 발행이 재개된 뒤에나 A급 회사채시장의 체질 개선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신중한 견해다.
A급 회사채 자체 펀더멘털에 대한 의구심도 여전하다. 삼성증권이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와 무디스 국내 자회사인 한국신용평가의 부도율을 비교한 결과 한신평 기준 A급 회사채 3년 차 평균누적부도율은 0.50%로 무디스 기준 부도율 0.44~0.47%와 비슷했지만 법정관리와 같은 협의의 부도가 아니라 워크아웃까지 포함하는 광의의 부도율은 2.17%로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워크아웃 제도는 기업구조조정 촉진법을 통해 한시적으로 만들어진 한국 고유의 제도인 만큼 광의의 부도와 비교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게 삼성증권의 견해다. 워크아웃과 함께 출자전환이 이뤄지는 자율협약까지 고려하면 국내 A급 회사채는 국제기준으로 투기등급에 해당하는 Ba1 또는 BB+ 채권과 유사한 수준에 해당한다.
다만 A급 회사채 가운데에서도 A+급은 차별화된 시선으로 볼 필요가 있다. A-나 A급과는 달리 안정적 투자자산으로 간주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2005년 이후 최고등급 기준으로 A+급으로 평가된 기업 중 채권자 손실이나 법정관리 절차를 밟은 기업이 전무한 데 반해 A나 A-급 기업 중에선 웅진과 STX, 현대상선 등 적잖은 수의 기업이 채무조정절차에 들어갔었다.
박태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들어 회사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별적 접근이 두드러지는 상황에서 앞으로 A+급 회사채가 다른 A급 회사채와 다른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며 “A+급 회사채의 유통시장 내 거래량 추이를 관전 포인트로 삼고 A+급에 대한 시장의 태도 변화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