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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의 경영참여, 엔씨가 화가 난 이유는?

김유성 기자I 2015.02.09 00:44:45

EA스포츠 인수 시도 실패..양 측 균열 가기 시작
협업마저 무위, 다급해진 넥슨 '경영참여' 선언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국내 1위 게임업체 넥슨이 2위 기업 엔씨소프트(036570)의 경영 참여를 공식화하면서 양사간 경영권 분쟁이 감정 싸움으로 비화되고 있다.

지난 6일 넥슨은 주주제안서를 공개하면서 최대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겠다고 선언했다. 엔씨소프트는 넥슨이 당초 약속을 져버리고 경영 간섭에 나섰다고 항변하고 나섰다.

게임 업계에서는 2012년 6월부터 시작된 해묵은 갈등이 최근 경영권 분쟁으로까지 이어졌다고 해석하고 있으며, 넥슨이 ‘주주가치 극대화’를 표명하며 주가 끌어올리기에 나섰다는 금융투자업계의 관측도 흘러나온다.

◇EA스포츠 인수 협업..실패후 ‘균열’

8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양사간 경영권 분쟁은 넥슨이 엔씨소프트 지분 14.6%를 인수하던 2012년 6월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양사는 양사간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내기 위한 협력 목적이라고 밝혔다. 게임 업계에서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창업자와 김정주 넥슨 창업자가 미국 EA 스포츠 인수에 협력하기로 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실제 넥슨은 2011년 12월 일본 증시 상장하면서 현금 900억엔을 확보했고 미국 EA스포츠 인수를 타진했다는 소문이 미국 증시에 돌았다. 세계적인 경제전문 통신사 블룸버그통신은 이를 심도있게 전했다.

당시 EA스포츠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반 게임이 대중화되면서 주가가 떨어진 상태였다. 2012년 6월 당시 EA스포츠의 주가는 11.02달러로 99년 2월이후 최저였다. 시가총액은 4조원 이하로 김정주 회장과 김택진 대표가 협력하면 인수가 가능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EA스포츠 이사회내 반대가 나온데다 넥슨과 EA스포츠의 공동작 ‘피파온라인3’가 실적 호조를 기록하면서 이같은 시도는 무위로 돌아갔다.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인수 시도가 알려지면서 EA스포츠의 주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EA스포츠 인수 시도에 대해서는 엔씨소프트 측은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지만 부정도 하지 않은 상태다. 김택진 대표의 직접적인 언급은 없지만 비공식적으로 사실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협업마저 무위..넥슨 ‘경영참여’ 선언 속 ‘주가 끌어올리기’ 시각도

공동 목표가 무위로 돌아가고 협업마저 실패로 돌아가면서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사이에도 금이 갔다. 양사간 대표 협업 사례였던 마비노기2는 1년여만에 개발을 중단했다.

협업은 중단되고 8000억원도 엔씨 주식으로 묶이면서 넥슨 측은 조급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 때문에 지난달 27일 공시를 통해 ‘경영참여’ 의사를 밝혔고 지난 6일 주주제안서를 무리해서 공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엔씨소프트 측은 이같은 시도가 당초 약속을 져버린 처사라고 비난했다. 애초에 경영참여 의도가 없었는데 뒤늦게 이를 뒤집었다는 주장이다.

게임 업계에서는 넥슨이 엔씨소프트에 대한 적대적 M&A까지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넥슨이 엔씨소프트에 보낸 주주제안서에도 ‘김택진 대표를 제외한 이사진의 변경이 있을 시 넥슨이 지명한 이사를 엔씨소프트 이사진에 추천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주가 부양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주주가치 극대화’를 표방하며 고배당 및 자사주 매입 소각, 부동산 매각 등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는 게 금융투자업계 일부의 시각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양사 대표가 큰 틀에서 대화를 계속해 합의를 도출하고, 핵심 재무 스태프간에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넥슨-NC `경영권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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