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혜 논란 8VSB와 MMS, 수익은 '글쎄'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지상파 방송사는 “케이블방송의 8VSB 전송방식 허용은 특혜”라고 비판하고, 종합편성채널은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MMS)는 지상파 특혜”라고 주장하나, 8VSB와 MMS 모두 수익성은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5일 관계부처와 업계에 따르면 미래부, 방통위, 문화부가 최근 발표한 방송산업발전계획에 따라 아날로그 케이블에서 고화질 방송을 보는 기술(8VSB)과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MMS)가 허용돼도 미디어 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31일 이경재 방통위원장과 5개 복수종합유선방송(MSO)및 개별 SO대표과의 간담회 모습. 이때 케이블 업계는 아날로그 가입자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서 8VSB 허용을 건의했다. 디지털TV 수상기를 보유하고 아날로그 케이블 상품에 가입한 가입자들도 별도의 디지털 셋톱박스 없이 고화질 방송을 볼 수 있게 되는 이유에서다.

◇8VSB,초기 비용 최소 2400억 이상…지상파 CPS 추가 요구도

8VSB는 현재 지상파TV가 디지털 방송에 채택하고 있는 전송 방식으로, 900만 명에 달하는 아날로그 케이블 가입자들도 고화질(HD) 방송을 볼 수 있다. 지금까지는 지상파 채널만 HD 화질로 보고 다른 채널은 SD 화질로 봤는데, 8VSB 방식을 허용하면 HD 화질 채널이 늘어나는 것이다. 종편도 HD급 화질로 서비스된다.

그러나 이를 서비스하는 케이블TV업체(SO)의 수익성은 논란이다.

아날로그 TV를 가진 539만 명에 달하는 가구에는 디투에이(D to A) 컨버터를 제공해야 하는데 2425억 원이 들고, 지상파 방송사들이 8VSB 상품 가입자에도 가입자당 재전송료(CPS)를 요구한다면 추가로 연간 960억 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디투에이 컨버터는 한 대당 4만 5000원 정도 하는데, 케이블방송 업계는 정부 지원을 바라고 있지만, 정부는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지상파 방송사들이 8VSB 가입자들에게도 디지털 케이블TV 가입자에 대해 받는 수준의 CPS를 요구하면 1개 채널 280원(가입자당/월)을 기준으로 했을 때 KBS, MBS, SBS에 줘야 할 비용은 연간 960억 원에 달한다.

SO업체 관계자는 “수익성에서는 8VSB를 하는 것보다는 디지털 전환을 늘리는 게 도움이 된다”면서 “8VSB 방식이 허용돼도 실제 적용 여부는 검토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KT(030200) 관계자는 “IPTV 업계 입장에선 유료방송의 저가화 우려로 8VSB를 반대하나, 8VSB의 초기 비용이 최소 2400억 원 이상이고 지상파 방송사들의 CPS 커버리지 확대 요구 등을 살폈을 때 돈이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광고없이 가는 MMS, 돈 안 될 듯

지상파 방송사들의 이익단체인 한국방송협회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MMS) 역시 찻잔 속의 태풍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MMS는 채널 하나에 여러 개의 방송을 송출하는 방식이다. 현재 KBS1은 9-1 채널만 사용하나, MMS가 허용되면 9-2, 9-3 등으로 채널을 늘릴 수가 있다. 이에 종편은 지상파가 다른 매체의 광고를 뺏어갈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MMS가 허용돼도 광고 없는 채널로 운영될 전망이다.

이경재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EBS와 KBS처럼 무료 보편적인 방송에 한해 MMS를 시범적으로 해 봤으면 한다”며 “광고 없이 하는 게 전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BS투자증권 신건식 애널리스트도 “MMS가 시행될 경우 방송콘텐츠의 재활용을 통해 일부 광고수익을 얻을 수 있겠지만, 초기에는 KBS와 EBS에만 허용될 것으로 보이며, 광고부분은 제한될 것으로 보여 실익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