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희 "KBS 국정원보도 불방은 과도한 눈치보기"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국회 미래창조과학부 소속 최민희 의원(민주)이 KBS가 예정됐던 국정원 공권력 남용 고발 <추적 60분>을 돌연 불방키로 한 결정은 과도한 눈치 보기라고 밝혔다.

KBS는 지난 8월 31일 방송 예정이었던 <추적60분>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무죄판결의 전말’ 편을 방송을 이틀 전, 갑작스럽게 연기했다. KBS 백운기 시사제작국장은 국정원이 이석기 의원을 포함한 통합진보당 관계자들을 내란음모혐의로 수사 중인 것과 관련해 “예민한 시기에 악용당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에 최민희 의원은 “백 국장이 말하는 ‘악용’이 도대체 무엇인지 묻고 싶다”면서 “<추적60분>이 다룰 예정이었던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무죄판결의 전말’ 편은 이번 통합진보당 수사와 전혀 별개의 사건”이라고 밝혔다.

또 “이 프로그램은 여동생의 증언을 근거로 간첩혐의로 기소됐던 유모 씨가, 재판에서 여동생이 “국정원의 협박·회유로 거짓 진술을 했다”고 증언을 바꾸면서 무죄판결을 받은 사건으로, 국정원 간첩사건 조작 의혹과 공권력 남용의 시사점을 던져주는 중요한 사건“이라고 부연했다.

최 의원은 “<추적60분>은 두 달 동안 이 사건을 심층 취재하고 공권력의 남용을 고발하는 내용의 방송을 준비했는데, 백 국장은 도리어 이 방송이 국정원의 공권력을 흠집내는 데 ‘악용’될까 두렵다는 것인가”라면서 “그간 KBS는 국정원 대선개입에 관한 보도를 축소하고 왜곡하기 바빴고, 국정조사는 연일 막말공방으로 보도해 국민의 정치혐오를 부추겼으며, 수만 명이 모였던 국정원 규탄 대규모 시민촛불집회에는 침묵했는데 또다시 국정원에 불리한 방송은 시청자들에게 내보내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KBS에 당장 <추적60분>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무죄판결의 전말’ 편을 예정대로 방영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이번 불방사태가 백운기 국장의 단독결정인지 아니면 윗선 누군가의 지시에 의한 것인지 무엇인지 분명하게 밝히고 이번 사태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KBS 측은 최민희 의원의 입장에 대해 이데일리에 다음과 같은 의견을 보내왔다.

KBS 측은 “추적 60분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무죄판결의 전말>은 사전심의 결과 방송보류 판정을 받아 방송이 보류된 것”이라며 “심의실은 이 사건이 1심 판결만 끝나고 최종판결이 나지 않은 재판 계류중인 사건으로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2장 1절에 따라 방송시기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2장 1절은 방송은 재판이 계속중인 사건을 다룰 때는 재판의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용을 방송해서는 안 되며, 심층취재는 공공의 이익을 해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돼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