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은 지난 21일 ‘저신용자 대상 은행 신용평가모형 개선 추진상황’ 자료를 통해 은행별 상황에 맞는 개별 평가모형을 9월말까지 도입한다고 밝혔을 뿐 저축은행, 상호금융, 캐피탈 등 2금융권에 대해서는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2금융권에서는 금융당국의 무관심과 개인신용평가회사(CB사)의 안이한 대응에 또 다른 리스크가 묻히고 있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를 제대로 하고 싶어도 툴이 제대로 존재하지 않거나 업계의 능력이 부족하다”며 “시장에서조차 기댈 곳이 마땅치 않다”고 했다.
실질적으로 규모가 영세한 2금융권 뿐 아니라 외환은행, 광주은행, 경남은행 등 일부 은행도 별도의 모형 개발이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대출규모가 적거나 분석 표본이 부족한 일부 은행들에 대해 별도 모형개발 대신 여신승인과 금리체계를 개선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일부 은행과 대부분의 2금융권은 나이스평가정보와 코리아크레딧뷰로(KCB) 등 2곳의 개인신용정보회사가 제공하는 저신용자 신용평가모형을 근거로 저신용자의 리스크를 파악해 대출 여부와 규모를 판단해야 한다. 문제는 개인신용정보회사들이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하거나 과점체제로 모형개발 업그레이드 및 타당성 검증에 소극적이라는 데 있다.
여기에 금융위가 추진했던 대부업 CB정보 공유, 은행연합회의 긍정적 신용정보 반영 등은 업권의 이해관계 대립과 부처간 조율이 되지 않아 제대로 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부업을 비롯한 2금융권의 문제는 가계부채의 뇌관인 다중채무자와 연결돼 있기도 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소금융, 햇살론에 이어 국민행복기금까지 서민금융상품이 봇물을 이루고 있어 일부 채무자에게서 모럴해저드도 나타나고 있다”며 “이를 걸러내기 위해서는 CB사의 정교한 평가모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금융권 관계자는 “이대로 방치할 경우 2금융권 이용자가운데 개인회생, 파산 등으로 넘어가며 사회적인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며 “그러나 금융당국은 1금융권이 히트(과열)되지 않으면 무감각하다”고 지적했다.
한 캐피탈업체 관계자는 “신용정보회사들이 만든 저신용자 평가모형은 대부업, 저축은행, 캐피탈 등의 대출 유무와 상관없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스코어가 계산된다”며 “저축은행중앙회, 대부업협회, 여신협회 등의 데이터를 받아 각각 스코어를 개발하면 업권에 맞는 리스크 관리에 보다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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