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쓴 맛 본 샐러리맨들 절세상품 투자

김보리 기자I 2013.03.18 07:00:00

지역별 슈퍼리치 재테크 전략 ①여의도
"부동산 등 실물투자보단 적금·펀드 등 목돈 마련형 투자"
"PB 뺨치는 금융 상품 정보력으로 0.01% 수수료율도 놓치지 않아"

재테크 암흑기.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는 고민이 쏟아진다. 하지만 가치투자의 아버지 ‘벤자민 그레이엄’은 “이 또한, 역시 지나가리라”는 말로 재테크의 첫번째 조건은 외부 환경에 흔들리지 않은 심리적 안정감이라고 조언한다. 이데일리는 서울의 거점 PB센터를 중심으로 최근 부자들은 어떤 상품에 어떤 생각으로 투자하는 지 5회에 걸쳐 살펴본다.[편집자주]

[이데일리 김도년 기자] “증권사, 자산운용사들이 밀집한 여의도엔 이곳에 직장을 둔 급여생활자들이 많습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주가 폭락으로 펀드에 투자했다가 대규모 손실을 본 경험이 있는 이들은 투자 성향도 보수적인 편입니다. 유리지갑인 이들은 절세상품을 즐겨 찾습니다.”

박흥준 우리은행 여의도지점 PB팀장(사진)은 17일 여의도 지역의 재테크 풍속도를 이렇게 정리했다. 오랫동안 여의도 인근 아파트에 살아온 고액자산가가 없진 않지만, 주거보다는 업무 공간의 성격이 짙어 샐러리맨 밀집 지역으로 분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들의 투자 성향은 다소 보수적이다. 지난 2007년 증시 폭락으로 대규모 펀드 투자 손실을 경험한 고객이 많기 때문이다. 당시 미국발 금융위기로 전 세계 주식은 동반 하락했고 우리나라도 예외가 될 수 없었다. 당시의 악몽은 ‘한국판 월스트리트’ 샐러리맨들의 투자 성향을 위험 추구형이 아닌 안정 지향형으로 바꿔놨다.

세원이 투명한 이른바 ‘유리지갑’을 보유한 이들은 절세형 상품 투자에 높은 관심을 보인다고 한다. 최근 출시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근로자재산형성저축(재형저축)은 여의도에 직장을 잡은 지 2~3년차 되는 직장인에게 추천 1순위다. 재형저축은 7년 동안 부으면 이자소득세 14%와 지방세 1.4%가 면제되기 때문에 갑자기 돈 벼락을 맞을 일 없는 급여생활자에겐 포기할 수 없는 혜택이란 설명이다.

결혼과 보육, 주거 등 어느 정도 가정을 꾸린 중견 샐러리맨에게는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는 저축보험 상품도 인기다. 박 팀장은 “신입 사원은 연봉 수준이 5000만원 이하인 사람이 많기 때문에 세금 우대를 받을 수 있는 재형저축 상품을, 어느 정도 급여가 많은 중견 샐러리맨에겐 세금 공제를 받을 수 있는 저축보험 상품 등을 추천해주고 있다”며 “유리지갑인 직장인들에겐 절세 상품에 가입하는 것도 재테크에 중요한 팁”이라고 강조했다.

보수적인 급여생활자들은 목돈을 부동산이나 금 등 실물에 투자하기보단 급여를 분산해 적금이나 펀드 등에 넣는 목돈 마련형 포트폴리오 재테크를 선호한다. 투자 기간은 3~5년 정도다. 박 팀장은 “샐러리맨들 중에선 애초에 실물에 투자할 만한 거액 자산을 보유한 고객은 많지 않다”며 “월급을 이율이 높은 상품에 나눠 투자하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장 목돈이 없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자산을 묻어두기보다는 목돈을 마련할 때까지 단기~중기적인 투자를 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인덱스펀드나 테마주 위주의 안정적인 투자 상품과 적금 등을 선호한다. 인덱스 펀드란 주가 지수에 영향력이 큰 종목을 위주로 편입, 펀드 수익률이 주가지수를 따르도록 운용하는 상품으로 주식시장 평균 상승률 이상의 수익은 얻을 수 없지만 투자 리스크가 낮은 것이 장점이다. 또 삼성이나 현대차그룹 등 우량주 위주로 투자하는 테마주도 인기 있는 상품 중 하나란 설명이다.

여의도 샐러리맨들은 대부분 증권사나 자산운용사 등 금융권, 방송국, 신문사 등 언론사, 국회 등 정치권 종사자들이 많다. 이 때문에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교육 수준이 높은 편이다. 이들은 프라이빗뱅커(PB)들조차 기억하기 어려운 상품 정보, 수수료, 금리 수준까지 속속들이 인터넷으로 파악해 투자처를 상담한다는 게 박 팀장의 설명이다. 그는 “강남이나 한남동 등 부유층이 많은 지역에서 PB센터를 자주 찾는 분들은 목돈을 맡겨놓고 이익만 잘 내주기를 바랄 뿐이지만, 이곳 여의도의 셀러리맨들은 구체적인 수수료율까지 꼼꼼히 체크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단 0.01% 수수료율도 비교해 가면서 상품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PB들 입장에선 다소 피곤한 고객일 수 있다.

한 때 직장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던 브릭스(BRICs) 펀드와 같은 해외 펀드나 채권은 관심권 밖으로 벗어났다. 박 팀장은 “전반적으로 세계 경기가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해외 펀드는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기획시리즈 - 지역별 슈퍼리치 재테크 전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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