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경동 예탁원 사장 "`메이드 인 김경동` 사업 내놓겠다"

임성영 기자I 2012.01.11 08:15:02

올해 가장 중점둔 사업 `증권정보포털시스템 구축`
헤지펀드 전용플랫폼 구축..중장기, 글로벌투자지원 플랫폼과 연계
고졸자 채용 늘릴것..인재 적재적소 배치 중점

[이데일리 임성영 기자] “제 임기 중에 전임자들이 추진해 왔던 일들을 마무리 해 예탁결제원을 글로벌 핵심 금융인프라로 만들기 위한 마지막 작업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욕심을 조금 더 부리자면 획기적인 ‘메이드 인 김경동’ 사업 하나 내 놓는 것이 목표입니다”
 
김경동 한국예탁결제원 사장(61·사진)은 10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올해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증권정보포털시스템 구축”이라며 “고객중심 경영의 근간이 되는 사업으로 예탁결제원의 실질적인 고객이라고 할 수 있는 국민들의 접근권한을 강화해 공익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비밀에 쌓여있는 듯했던 예탁결제원의 정보를 법률적으로 허용 가능한 범위에서 최대한 국민에 알리겠다는 것. 이를 통해 일반국민에게 한발 더 다가섬과 함께 투자자보호도 나서겠다는 취지다.

김 사장은 “취임 후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예탁결제원 정보를 이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하는 것이었다”며 “예탁결제원의 질 높은 정보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포털사이트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예탁결제원은 증권정보포털 시스템 구축사업을 위해 올해 상반기 중 컨설팅을 실시한 후 그 결과를 토대로 하반기까지 콘텐츠 개발 및 포털 구축을 완성할 예정이다.
 
김 사장은 또 “중장기적으로는 금리, 지수정보, 권리행사정보 등 제공하는 콘텐츠를 다양화 할 것”이라며 “서비스 제공 채널도 확대해 증권정보사업자로서의 역량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정보에 대해서는 유료제공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어 예탁결제원의 새로운 사업모델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사실 지금까지는 법률적으로 허용 가능한 정보공개 범위가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하기 어려워 정보제공을 아예 차단했던 점도 있었다”면서 “법률검토를 위해 법 전공자들을 중심으로 한 팀도 이미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김 사장과의 일문일답이다. 
-또 다른 중점을 두고 있는 사안은 어떤 것이 있나?
▲‘헤지펀드 전용 플랫폼’ 구축이다. 지난해 말부터 도입된 한국형 헤지펀드와 프라임브로커 제도가 국내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예탁결제원에서 중장기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 12월5일 시작한 헤지펀드 지원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가운데 올해부터 제2단계 사업으로 헤지펀드 전용플랫폼 구축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나설 생각이다.
 
-헤지펀드 전용플랫폼 구축이 뭔가. 조금 쉽게 설명 해 달라.
▲헤지펀드 전용플랫폼은 펀드 설정환매에서부터 각 펀드들이 운용하는 모든 자산의 매매주문, 운용지시 등의 처리를 일괄적으로 담당하는 펀드산업의 핵심 시스템(네트워크)이라고 할 수 있다.
 
헤지펀드는 기존 펀드들과 운용구조나 업무 프로세스가 많이 다르다. 따라서 현재는 헤지펀드에 적합한 프로세스 또는 전용 프로그램이 없는 실정이다. 우선, 작년 12월 현행 펀드넷에 헤지펀드를 처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신설했고, 후속적으로 헤지펀드만을 전담 처리할 수 있는 전용 플랫폼(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투자지원 플랫폼과의 연계를 추진할 계획이다. 헤지펀드의 글로벌 투자전략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앞으로 국경간 펀드판매 지원시스템과 블룸버그 등과의 업무연계 플랫폼을 구축하면서 보다 구체화될 예정이다.
 
-IT보안리스크 관리체계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고 들었다.
▲예탁결제원은 2400조원에 달하는 국민의 재산을 관리하고 있다. 이 업무가 대부분 IT시스템으로 처리되고 있어 IT시스템에 대한 사전적 리스크관리가 최우선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취임 후 사내 전체 PC에 대한 보안시스템을 구축했다. 예탁결제원에서 만들어지는 모든 정보가 외부에 유출되지 않도록 내부 통제를 강화했다.
 
또한 정보자산 및 업무시스템 해킹·바이러스 방지 등을 위해 올 4월까지 현재 취약점을 진단한 후 구체적인 정보 보호 관리체제를 수립하기 위한 ‘정보보호종합컨설팅’을 실시할 예정이다.
 
더 나아가 IT시스템 보안전담조직을 신설하고 시스템 방어체계를 증설하는 등 정보보호 관리체계를 완벽하게 구축, 향후 개인정보관리체계(PIMA) 인증까지 획득할 계획이다.
 
- 부산으로의 이전도 남은 과제 중 중요한 부분일 것 같다. 
▲그렇다. 부산이전은 반드시 추진될 사안 중 하나로 생각된다. 2013년까지 부산에 내려가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남지는 않았다. 직원들이 거주할 집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일단, 회사에서 내 놓은 방안으로는 수요조사를 거친 후 회삿돈으로 먼저 직원들의 집을 살 생각이다. 가족들이 모두 이전하는 직원은 아파트를, 그리고 혼자 살 사람들을 위해서는 오피스텔을 살 계획이다. 직원들이 모두 이사하고 나면 서울 사옥을 팔아 마련한 돈으로 회사에 다시 돈을 갚고, 직원들이 서울집 등을 정리하고 나면 이를 다시 받는 형식을 생각하고 있다.
 
-최근 신입사원 면접을 보고 있다고 들었다.

▲올해에도 인재들이 많이 지원 했다. 사실 2014년부터 부산으로 이전한다고 밝혀서 경쟁률은 이전보다는 좀 떨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140대1정도를 기록해 높은 경쟁률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이번 신입사원 면접을 보면서 또 기존 인력배치 확인할 결과, 결심한 것이 하나 있다. 고졸자들의 취업을 확대해야 겠다는 것이다. 고졸자들이 해야 할 일을 대졸자들이 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인재를 적재적소에 써야 한다는 취지에서 고등학교 졸업자 채용을 늘릴 계획이다.
 
-취임 후 사회공헌활동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업무 연장선상에서 당연히 수행해야 할 과업이다. 특히 예탁결제원은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사회적 기능과 역할에 더욱 충실해야 한다. 따라서 ‘공동가치창조 경영’을 경영 목표로 삼기로 했다. 예탁결제원은 ‘KDS나눔재단’을 설립, 어려운 이웃을 후원해 왔다. 덕분에 취임 후 독거노인과 저소득층 650가구를 초청한 ‘전통시장 추석 장보기 지원행사’, ‘영등포 사회복지관 배식봉사’ 등 사회공헌활동을 쉽게 수행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경영철학이 있다면?
▲은행에 몸담고 있을 때부터 ‘정도경영’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 왔다. 지난해 발생한 월가 사태는 금융시장 종사자인 우리 모두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 따라서 예탁결제원 수장으로서 임기 내에 예탁결제원의 모든 이해관계자가 함께 성장 발전하고 성과를 공유할 수있는 ‘공동가치창조’에 힘쓸 예정이다. 이것이야말로 금융공기업 수장이 추구해야 할 정도경영의 구체적인 실행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김경동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은?
 
지난해 8월 취임한 김경동 예탁결제원 사장은 취임하자마자 국정감사와 감사원 감사를 치뤘다. 또 지난 11월에는 15차 아시아·태평양 중앙예탁결제 기관총회(ACG15)와 국제세미나,
 
그리고 해외 DR발행포럼과 같은 국제행사를 연이어 주관했다. 한편, 예탁결제원의 향후 10년을 준비하기 위해 미래경영추진단을 발족, 미래발전전략을 수립했다. 이에 맞춰 예탁결제원의 미션과 비젼체계도 재정립했다.

김경동 사장은 이수화 전 사장 이후 두번째 은행 출신 사장이다. 금융업계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김 사장은 1952년 경남 함안 출신으로 마산상고와 명지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한일은행과 우리은행 부행장을 거쳤으며 우리기업 대표를 거쳐 지난 2008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는 우리금융지주에서 수석전무를 역임했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예탁결제원은 증권의 발행·예탁·결제·권리행사 등 다양한 증권관련 업무를 제공하는 국내 유일의 중앙예탁결제기관이다. 즉, 국민의 투자재산인 주식, 채권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예탁 받아 관리하는 기관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주식시장에서 매일 체결되는 증권거래를 결제하는 업무도 하고 있으며 배당, 유무상증자, 주주총회 등 증권에서 발생하는 투자자의 권리를 처리하는 업무도 맡고 있다. 이 외에도 일반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접하는 펀드 설정과 환매에서부터 각종 운용지시에 대한 네트워크 지원까지 처리하는 펀드넷 시스템 등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예탁결제원 업무시스템은 1300여개 금융기관이 이용하고 있고, 예탁된 자산은 시가로 약 2500조원에 달한다.
 
대담:김수헌 이데일리 증권부장
정리:임성영 증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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