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E][Worst Rating]①건설 CP금리 상승의 첨병 두산건설

이태호 기자I 2010.11.02 11:00:01
마켓 인 | 이 기사는 11월 01일 10시 58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 인`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이태호 기자] 두산건설(011160) 신용위험에 대한 시장의 고조된 우려로 기업어음(CP) 금리가 신용등급(A2-)을 크게 뛰어넘는 수준으로 상승하고 있다. 과도한 빚과 우발채무 부담이 빚어낸 CP 금리 상승은 사정이 비슷한 건설회사 전반의 금리 상승을 부추기며 그 여파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신용평가회사들은 이러한 시장 우려를 외면하면서 등급 적정성 논란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시장의 높아진 불만은 급기야 두산건설의 신용등급을 올 하반기 SRE 최대의 문제등급으로 급부상하게 만들었다.

KIS채권평가에 따르면 두산건설 CP(A2-) 3개월물의 시가평가 기준금리는 10월15일 현재 5.11%를 기록했다. 지난 6월30일 3.94%로 전날보다 30bp오른 것을 시작으로 3개월 보름동안 수차례에 걸쳐 총 150bp 가까이 급등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CP 금리상승 행진이 시작된 6월30일은 두산건설이 하반기 들어 처음으로 500억원의 CP를 차환 발행한 날이었다.

A3+ 수준 넘어선 두산건설 CP금리

주목할 만한 점은 두산건설과 같은 A2- 등급의 기준금리가 같은 기간 거의 변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6월말 3.33%에서 10월 중순 3.45%로 12bp 정도 상승하는 데 그쳤다. 한 단계 낮은 A3+ 등급 기준금리도 거의 바뀌지 않아 결국 두산건설 CP금리는 이보다도 40bp 이상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두산건설 CP금리의 가파른 상승은 비슷한 등급의 다른 건설사 CP금리 상승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SK건설(A2) CP금리는 7월초 3.95%에서 7월중순 4.42%로 상승했고, 한화건설(A2-)은 3.24%에서 3.41%로 상승했다. 현대산업개발은 3.18%에서 3.35%로 올라갔다. 한 증권사 크레딧애널리스트는 “단기차입금 차환 리스크 증가에 따른 우려가 최근 CP금리를 치솟게 만든 배경”이라고 지적하면서 “두산건설은 비슷한 등급 건설사 CP금리 상승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CP금리와 신용등급간 괴리 확대는 두산건설 신용등급에 대한 시장의 이의 제기가 쏟아지게 만들었다. 12회 SRE에서 두산건설의 신용등급에 대해 `적정성 의견이 다르다`고 밝힌 전문가는 전체 119명 중 48명(40%)에 달했다. 개인당 최대 다섯 곳까지 선택 가능한 40개 기업(군)중 가장 높은 비중이다. 크레딧애널리스트는 50명 중 24명(48%)이 등급을 떨어뜨려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이처럼 등급 논란이 급격히 고조된 데 대해 한 신평사 관계자는 “재무 요인보다는 계열 요인을 (신평사가) 상대적으로 많이 반영한 데서 시장과 이견이 생긴 것 같다”고 해명, 두산건설 자체의 신용위험 확대는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그룹에서 두산건설의 지원하지 않을 가능성을 얼마나 보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이 부분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현 A- 신용등급의 적정성에 대한 의견이 갈릴 수 있다”고 말했다.

논란 핵심은 계열사 지원가능성

두산건설 지분 55%를 보유한 두산중공업(A)과 지주회사인 두산(A) 등이 상대적으로 나은 재무역량을 갖추고 있어 필요할 경우 유동성 지원에 나설 가능성을 높게 본다는 얘기다. 일부 시장 애널리스트도 두산그룹이 건설부문을 잘라낼 가능성은 낮게 평가했다. 한 자문위원은 “과거 두산은 문제 계열사들을`시장에 내다 팔면서 정리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8월 두산그룹은 두산건설과 두산메카텍 합병을 결의하면서 건설 계열사 구하기에 뛰어들었고, 신평사들은 이번 합병이 두산건설의 재무안정성에도 실질적으로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신정평가 분석에 따르면 11월1일을 기일로 한 양사의 합병은 6월말 현재 503%인 수정부채비율을 418%로 떨어뜨리며 재무안정성 개선 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두산메카텍이 10월15일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6.03%를 팔아 마련한 2700억원의 현금도 두산건설의 유동성 개선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상반기말 현재 1조7800억원에 이르는 PF 우발채무와 부진한 분양실적은 한동안 신용등급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올 상반기 두산건설은 1조1500억원의 매출과 53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은 무려 523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부족 자금을 메우기 위한 차입금은 1조3050억원으로 지난해말 7870억원에서 6개월동안 60% 급증했다.

한 증권사 크레딧애널리스트는 “분양실적이 부진한 사업장이 여전히 많다”고 지적하면서 “두산건설과 두산메카텍을 합병한다 하더라도 두산건설의 신용위험에 대한 평가가 빠르게 회복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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