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edaily 정명수특파원] 월가는 요즘 소프트 패치(Soft Patch)라는 말을 자주 쓴다. 경기가 확장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데 어떤 이유로 약간 주춤거리는 상태를 말한다.
소프트 패치의 주요인은 유가 상승이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소비심리를 위축시키고, 물건 값으로 전이되면서 경제 전반에 부담이 되고 있다는 것.
미국의 1분기 GDP를 보면 그 뜻이 보다 분명해진다. AG애드워즈앤선즈의 스콧 렌은 "경제가 얼마나 약해질 것인지 고민"이라며 "성장세가 무너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미국의 1분기 GDP 성장률은 3.1%(연율환산)였다. 추정치여서 앞으로 두차례 수정 과정을 거쳐야한다. 월가의 예상치 3.6%를 밑돌았을 뿐 아니라 2년래 최저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 3.8%와 비교하면 "꺾였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내용도 좋지 않다. 우선 인플레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1분기에 2.2%(연율환산) 상승, 2001년 4분기 이후 최대치를 나타냈다. 4분기 PCE 상승률은 1.7%였다. 디플레이터도 3.2% 상승, 2분기의 2.3%를 크게 웃돌았다.
성장은 둔화되고, 물가는 오르는 형국이다. 이것이 단지 `소프트 패치`라면 큰 문제가 아니지만, 경기가 꺾여 하강으로 돌아섰는데도, 물가가 계속 오른다면 `스테그플레이션` 함정에 빠져버리게 된다.
하이프리퀀시이코노믹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이안 쉐퍼드슨은 "소비를 제외한 최종 수요가 전망치를 밑돌았고, 대신 재고 투자가 성장을 견인했다"며 "성장률 수정 과정에서 지표가 더 나빠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월가는 다음주 화요일(3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 공개시장위원회가 내놓을 카드를 주시하고 있다. 경제지표들은 분명하게 `소프트 패치` 신호를 보냈다. 금리를 올려도 문제, 금리 인상을 중단해도 문제다. 금리 인상은 경기 속도를 더욱 늦출 것이고, 금리 인상 중단은 경기가 꺾였음을 연준리가 공식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제프리즈앤코의 아트 호간은 "기업 실적만 보면 잘하고 있지만, 경제지표들은 그렇지 않다"며 "내일 나올 지표들을 주시해야한다"고 말했다.
내일 발표되는 경제지표들은 3월 개인지출, 수입, 4월 미시간 대학 소비자지수, 시카고PMI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