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롤러 코스터를 탄 월 스트리트가 다음날은 번지점프를 했다’
나스닥 지수가 17일 6.56% 상승하며 사상 두 번째 상승률을 기록한 데 이어 18일에도 7.19% 폭등하며 다시 기록을 깼다. 1987년 블랙 먼데이 이후 기록했던 7.34% 상승률 기록에 거의 육박하는 수치다. 기업간 전자상거래(B2B), 전자상거래, 인터넷, 생명공학, 반도체, 소프트웨어, 네트워킹 등 기술주가 무차별적으로 상승했다. 금융주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나스닥이 이틀간 14%나 상승하자 월스트리트에서는 ‘바닥을 확인했다’ ‘아직 불안하다’는 식으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주 나스닥이 폭락한 뒤에 ‘바닥이 가까워 졌다’ ‘계속 더 떨어질 것이다’는 의견과 비교하면 시장 분위기가 한결 호전된 셈이다.
해리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도널드 콕스는 “사람들이 한달전과 주가를 비교해보고는 엄청 싸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모건 스탠리 딘 위터의 마이클 리용은 “장 막판 30분에 주가가 오른 것은 최악의 상황은 끝났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프루덴셜 증권의 브라이언 피스코로프스키는 “주가가 저가 매수세와 괜찮은 기업 경영실적 발표로 이틀 연속 오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제프리스의 아트 호간은 “어제는 기업가치 평가와 저가 매수세가 모든 것을 말해줬다면 오늘은 저가 매수세로만 얘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캔터 피츠제럴드의 빌 미핸은 “우리가 너무 너무 많이 매도했다”며 “사람들이 최악은 지났고 매수세가 넘쳐난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불안하다는 시각도 있다. 에렌크란츠 킹 누스바움의 수석 시장 투자전략가인 배리 하이먼은 “카지노와 같아 졌다”며 “사람들이 시스코 주식을 살 때 리포트를 읽었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IDEA글로벌닷컴의 테렌스 가브리엘은 “변동성이라는 지니(알라딘에 나오는 거인)가 병에서 한번 나오고 나면 그는 당분간 위-아래로 껑충껑충 뛰어다닌다”고 말했다.
그룬탈의 기술주 투자전략가인 토드 골드는 “이틀간의 급등이 시장이 바닥을 확인했고 최악의 상황이 끝났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시장 내부적으로 꾸준한 성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이 V형 곡선을 그리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어쨌든 이날은 저가매수세 때문이든 기업 경영실적 발표 때문이든 기술주 대표주자에 대한 불안한 시각이 많이 희석된 날이었다. 시스코 시스템스, 선 마이크로시스템스,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오러클 등이 올랐다. 아마존과 야후, e베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10% 이상씩 폭등했다. 생명공학주도 대폭 상승, 암겐, 셀레라 게노믹스, 게놈 세라픽스 등이 모두 올랐다.
반도체 주식에 대해 엄청 긍정적인 평가가 많이 나온 날이었다. 모건 스탠리의 마크 에델스톤은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주식에 대해 D램 수요를 언급하며 ‘시장 평균 상회’에서 ‘적극 매수’로 추천 등급을 두 단계나 높였다. 인텔에 대해서도 올 하반기 PC 수요 증가로 인해 수혜를 볼 것이라며 시장 평균상회에서 적극 매수로 추천 등급을 올렸다. 시장 평균상회에서 매수로 가는 것이 보통이다.
금융주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웰스 파고와 멜론 파이낸셜, 스테이트 스트리트 등 경영실적을 발표한 금융주가 올랐고, 아메리칸익스프레스, J.P모건, 골드만 삭스 등이 모두 상승했다. 미국 4위 증권사인 페인웨버 그룹도 상승했으며, 인터넷 증권사인 DLJ다이렉트도 예상치를 웃도는 경영실적으로 올랐다.
이날 나스닥 기업들의 순이익 대비 주가는 3월10일의 407배에서 139배로 떨어졌으며, S&P 500 기업들은 3월24일 33배에서 28배로 하락했다. 뉴욕 증권거래소(NYSE) 기업들은 상승기업이 1978을 기록, 하락 기업 1013을 눌렀으며, 나스닥은 3272개 기업이 상승해 하락기업 1060을 3배 이상 앞질렀다.
업종 지수별 변화는 다음과 같다.
인터넷-골드만삭스(10.9%), 아멕스(7.9%), 더스트리트닷컴(15.0%)
B2B-메릴린치(18.1%)
전자상거래-더스트리트닷컴(13.8%)
전자금융-더스트리트닷컴(14.9%)
네트워킹-아멕스(5.6%)
인터넷 인프라 스트럭처-메릴린치(29.7%)
소프트웨어-CBOE(6.5%)
반도체-필라델피아(4.2%)
컴퓨터하드웨어-골드만삭스(5.0%)
생명공학-아멕스(10.2%), 나스닥(10.6%)
운송-다우존스(3.4%)
공공설비-다우존스(-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