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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종은 중학생 당시 수학 올림피아드에 입상하기도 했지만 특목고 진학에 실패하면서 세상으로부터 고립되어 갔다. 인터넷에는 “수학의 신이 되고 싶다”며 과거 자신이 인정받았던 수학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다가도 “주입식 교육 받은 학벌주의의 노예들은 내 밑에서 일하게 되어 있다”, “취업은 노예들이나 하는 것”이라는 등 명문대 출신들을 평가절하하기도 했다. 결국 최원종은 지난 2020년 조현병 성격장애 진단을 받았다. 이후에도 그의 비뚤어진 생각은 더 심해져 범행 1년 전부터는 인터넷에 “개인적으로 인류가 멸망했으면 좋겠다”, “내가 지금 범죄를 안 저지르는 건 인류정복이라는 꿈이 있기 때문”이라는 등 게시글을 올렸다.
최원종은 경찰에 체포된 후 일관되게 “스토킹 단체가 나를 스토킹하고 있다”고 진술하며 재판에서도 ‘심신 미약’을 주장했다. 검찰은 최원종이 범행 며칠 전 ‘심신미약 감경’을 검색한 점 등을 들어 그가 의사결정능력이 있는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1심 판결에서 최원종의 심신미약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감형’ 요소로는 보지 않았다. 재판부는 “조현병에 기인한 피해망상 등으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였다”면서도 “범행 경위를 구체적으로 진술하는 등 의사 결정 능력이 없었던 건 아니다”라며 최원종에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그런데 최원종은 항소심에서 자신의 조현병 성격장애를 두고 “정신질환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황당한 주장을 내놨다. 그는 지난 5월 항소심 재판에서 돌연 마이크를 잡고 ‘항소 이유를 말하지 못했다’며 “저는 형량은 무기징역이 과하다고 생각 안 하고, 정신질환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교도관이 잠을 못 자게 괴롭혀서 그런 부분 때문에 제가 추가적으로 의견을 진술하고 싶다”고 했다. 그동안 자신이‘심신 상실’로 범행에 이르게 됐다고 주장하던 것과 반대로 자신의 정신질환을 부인한 것이다.
지난달 10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는 보다 못한 검찰이 “정신병 있는 척하려면 제대로 하라”고 호통을 치기도 했다. 최원종이 또다시 자신이 ‘스토킹’을 당하고 있었다고 주장하자 검찰은 “무고한 사람들 죽여놓고 조직 스토커라고 하는데, 사람 두 번 죽이는 거다. 정신병이 있는 거처럼 하려면 제대로 하라”고 외쳤다. 이날 검찰은 1심에서와 마찬가지로 최원종에 사형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최원종은 최후 진술에서 “국정원과 신천지에서 민간인을 상대로 도·감청하고 있는 거 같다”며 “피해자 유가족분들께 용서를 구하고 싶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한편, 최원종의 항소심 선고는 오는 20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