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에 상장한 기업은 총 29곳(스팩·재상장·이전상장 제외)이다. 작년 상반기 총 33곳(코스피 2곳·코스닥 31곳)이 증시에 입성한 것과 비교해 상장 기업 수는 소폭 감소했다. 시장별로 보면 코스피 2곳, 코스닥 27곳가 상장하며 코스닥 중·소형주 위주의 상장이 이어졌다.
상반기 새내기주들의 공모 열기는 뜨거웠다. 신규 상장사 29곳 모두가 희망 밴드 상단 이상에서 공모가를 결정했고, 27곳은 상단을 초과해서 공모가를 확정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엔 △상단 초과 8곳 △상단 13곳 △하단 4곳 △미달 6곳 등 흥행에 실패한 회사가 적지 않았다. 전년대비 상장 기업 수는 줄었지만 공모가는 모두 상단 이상에서 확정하며 양보다 질의 시장 분위기가 형성됐다.
특히 수요예측보다 일반청약 경쟁률이 큰 폭으로 뛰었다. 올해 상반기 수요예측 기관 경쟁률은 872.5대1을, 일반청약 경쟁률은 1639.2대1을 기록했다. 기관 수요예측에선 케이웨더(068100)(1362.5대1), 코셈(360350)(1267.6대1), 우진엔텍(457550)(1263.3대1) 등이 1000대1 이상 경쟁률을 기록했고, 일반청약에선 우진엔텍(457550)(2707.2대1), 아이엠비디엑스(461030)(2654.2대1), 스튜디오삼익(415380)(2650.3대1) 등이 2000대1 이상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IPO 전문컨설팅업체 IR큐더스 관계자는 “올해 2분기엔 수요예측 기관 경쟁률과 확약비율, 일반 청약 경쟁률이 모두 소폭 하락했다”며 “IPO 열풍이 숨고르기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특별TF 가동한 거래소…적체 해소 목표
올해 상반기 증시 입성 기업 수가 감소한 이유로는 상장 첫 관문인 거래소 심사가 길어진 점이 꼽힌다. 상장 규정상 거래소의 상장예심 통과 기일은 ‘45영업일 이내’지만, 올해 들어 이 기간에 심사를 통과한 기업은 한 곳도 없다. 올해 5월 기준 거래소의 코스닥 상장 예심 평균 소요 기간은 106.3영업일로 나타났다. 장기간 공모주 열풍이 지속되면서 예비 상장사 수는 크게 늘어난 반면 이를 소화할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해 거래소의 적체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불거진 파두 사태 이후 거래소의 상장 심사가 까다로워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해 8월 기술특례로 상장한 시큐레터가 상장 8개월 만에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고, 올해는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던 이노그리드의 상장예심 승인이 취소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거래소의 투자자 보호 책임이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거래소는 특별심사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해 상장예비심사 지연 문제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심사 과정에서 일반 기업과 기술특례 기업을 분리해 심사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기술특례를 담당하는 코스닥시장본부 내 기술기업상장부를 3개 팀으로 꾸려 기술심사1팀은 바이오, 2팀은 ICT서비스, 3팀은 제조업(소재·부품·장비) 등으로 구분하고, 심사 인력이 부족할 경우 특별 TF를 통해 보강한다는 계획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 내 타 부서 직원들 중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차출할 계획이다. 심사 소요 절차가 기존 비례 20% 정도 간소화될 것”이라며 “단기 처방에 그치지 않고 심사 지연 해소를 위한 프로세스 효율화, 제도개선 등을 지속적으로 검토·추진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