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의 모기업이자 북미법인인 웹툰 엔터테인먼트가 6월 2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나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9.5% 높은 2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보통주 1500만주를 발행해 4000억원 넘는 자금을 확보했다. 기업 가치는 약 4조원으로 평가됐다. 이번 상장에도 불구하고 네이버는 지분율 63.4%로 웹툰 엔터의 최대주주로 남는다.
웹으로 보는 만화(카툰) 곧 웹툰은 한국이 종주국이다. 나스닥은 미국을 넘어 전세계 첨단 기술기업이 집결하는 곳이다. 따라서 나스닥 입성은 웹툰의 가치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웹툰 엔터는 ‘아시아의 디즈니’를 지향한다. 웹툰을 기반으로 드라마, 영화 등으로 세력을 확장하는 IP(지식재산권) 비즈니스는 현재진행형이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3년 전 쿠팡이 뉴욕 증시에 상장했다. 이번에 웹툰 엔터가 뒤를 이었고 여행정보 플랫폼인 야놀자, 바이오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등이 뉴욕 증시로 갈 가능성이 있다. 주식을 상장하는 가장 큰 목적은 자금 조달과 기업가치 제고에 있다. 따라서 유망한 기업들이 자금력이 풍부한 뉴욕 증시를 선호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또한 ‘나스닥 상장사’ 타이틀이 주는 후광효과를 고려할 때 기업 브랜드 가치면에서도 분명 플러스다.
한편으로 웹툰 엔터의 나스닥 상장은 열악한 국내 증시를 돌아보게 한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몇 년째 박스권에 갇혀 옴짝달싹 못하는 형국이다. 투자자들마저 뉴욕 증시 상장사에 직접 투자하는 게 일상이 됐다. 고육책으로 당국은 밸류업 프로그램을 내놨지만 한편에선 내년부터 금융투자소득세를 물리려는 참이다. 주식으로 일정 금액 이상 돈을 벌면 세금을 매기는 금투세는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게 뻔하다.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을 신규 상장도 지지부진하다.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이 있지만 예비심사 기간이 지나치게 긴 탓에 스타트업들의 불만이 쌓였다. 올 들어 전체 상장 신청에서 기술특례가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절반에 가깝다. 웹툰 엔터의 나스닥행이 국내 증시 상장 제도를 두루 점검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