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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간(13~17일) 국내 국고채 금리는 3, 5년물 등 단기물이 18bp(1bp=0.01%포인트)대 하락하면서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졌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2년물은 14.7bp 하락에 그쳤고 3~10년물은 17~18bp 수준의 낙폭을 보였다. 한 주간 미국채 2년물은 17.5bp 내린 4.894%, 10년물은 20.7bp 상승한 4.439%로 마감했다.
비교적 통화정책에 민감한 단기물 위주로 금리가 하락한 만큼 시장은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프라이싱(가격산정)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한 보험사 채권 운용역은 “시장이 너무 빠르게 인하 프라이싱에 들어간 것 같다”면서 “이렇게 되면 고금리가 기준금리 인상을 대체할 수 있다던 파월 의장을 포함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이 곤란하다. 매파적인 시그널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국내시간으로 주말 휴장이던 지난 18일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CNBC와의 인터뷰서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카드가 계속 유지될 수 있다”며 “높은 인플레이션을 극복했다고 선언하기는 너무 이르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최근 시장 금리 하락에 연준 인사들은 추가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며 시장의 과열을 잠재울 것으로 예상된다.
◇ 저금리 하에서 한·미 입찰 이벤트… FOMC 의사록도 주시
이번 주 시장은 잇따른 한·미 국고채 입찰과 11월 FOMC 의사록 공개를 소화할 예정이다. 오는 20일에는 8000억원 규모 국고채 5년물 입찰과 미국채 20년물 입찰이, 21일에는 3000억원 규모 국고채 20년물 입찰과 미국채 2·10년물의 입찰이 예정됐다. 이어 22일에는 FOMC 의사록이 공개된다.
이달 들어 국고채 금리가 하락한 만큼 신규 입찰 참여자 입장에서는 입찰 매력이 낮아진 상태다. 채권 금리와 가격이 반대로 움직인다는 점을 고려하면 보다 높은 가격에 응찰하는 셈이기 때문에 수요가 저조할 공산이 크다.
한 운용사 채권 운용역은 “향후 미국채 입찰을 보다 주시할 필요가 있다”면서 “사실상 시장이 4분기 물가 둔화 지표를 과도하게 반영한 감이 없지 않기 때문에 입찰 이벤트를 통해 금리가 올라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경계했다. 이어 “공개되는 FOMC 의사록에서의 미묘한 톤의 변화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제는 금리 레벨이 내려간 만큼 시장이 약세 재료에 민감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채권금리 급락에 따른 단기 레벨 부담이 가중됐다”면서 “국고채 추격 매수 시점으로는 다소 불안해진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또다른 운용사 채권 운용역은 “사실상 올 만큼 왔다고 생각한다”면서 “이제는 약세 재료에 민감해질 시기”라고 조언했다.
이 가운데 가자 지구 사태에 따른 산유국들의 감산 우려 확대는 주시할 필요가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플러스(OPEC+)가 오는 26일 회의에서 추가 감산에 나설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주말 12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일대비 2.99달러(4.10%) 급등한 배럴당 75.8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전쟁으로 가자지구의 위기가 심화하면서 이에 분노한 산유국들이 예상보다 추가 감산을 결정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경계심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한 시장 참여자는 “최근 이스라엘 소식이 뜸해졌지만 중동 확전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은 언제든지 물가를 자극할 수 있는 잠재 리스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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