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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백령도에서 해병대원으로 군복무를 한 A씨는 지난해 7월 샤워를 한 후 생활관에서 후임병들이 보는 앞에서 입고 있던 바지를 내려 성기를, 허리를 숙여 항문을 노출했다.
그는 또 같은 달 의자에 올라가 서있던 후임병 뒤로 다가가 갑자기 바지를 무릎까지 내리는 행위를 수차례 반복하기도 했다.
A씨의 이 같은 행각은 후임병들이 쓴 ‘마음의 편지’를 통해 부대 내에 알려지게 됐다. A씨는 사건 얼마 뒤 전역했지만, 군사경찰에서 사건을 민간경찰로 이첩해 수사를 피할 수는 없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했다.
검찰은 A씨를 군인 등 강제추행, 위력행사가혹행위, 공연음란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A씨는 재판에 넘겨진 후 피해자들인 후임들에게 사과하고 용서를 받았다. 하지만 A씨는 징역형을 피하지 못했다.
사건을 심리한 인천지법 형사합의12부(재판장 임은하)는 A씨에게 공소사실 일체를 유죄로 판단하고,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 40시간,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취업제한 3년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A씨가 군대 내 병영생활 중 선임 지위를 이용해 후임병들을 상대로 강제추행 등의 범행을 저질렀다”며 “범행으로 인해 피해자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도 “A씨가 인격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채 어린 나이에 군에 입대해 병영 내에서 통제된 생활을 하던 중 범행을 저질렀고, 범행을 모두 인정하며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했다”며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검찰과 A씨 모두 판결에 항소하지 않아 형은 그대로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