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통장 담보대출 재테크…소득세·금리 잘 따져보자

유은실 기자I 2022.11.07 05:00:00

[돈창]주택청약예금 금리 1%대 불과
대출 금리 은행별 차이 커···예금 이자소득세 반영해야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내년 결혼할 계획이 있는 직장인 김공주씨(32세)는 매달 우리은행 주택청약종합저축에 일정 금액을 꼬박꼬박 납입하면서 청약통장에 꽤 큰 목돈을 모아뒀다. 이를 재테크 관련 소모임에서 말하니, 한 참석자가 청약통장에 있는 돈을 담보로 대출받아 고금리 예금을 들라고 조언해 줬다. 이에 김 씨는 집에 오자마자 시중에 나온 고금리 예금을 알아봤고, 모바일로 다음날 3.24%로 주택청약 담보대출을 받아 저축은행의 6.5% 정기예금 특판 상품에 가입했다.

최근 금리가 연일 무섭게 오르면서 조금이라도 대출 이자는 적게 받고 예금 이자는 많이 받을 수 있는 곳을 찾아 떠나는 금융노마드족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들은 주금융사를 완전히 이탈한다기보다는 특정 금리나 서비스 혜택에 따라 옮겨 다니는 특징이 있다. 이렇게 한 푼이라도 더 받고, 덜 내고 싶은 금융노마드족이 새롭게 찾은 재테크 영역은 바로 ‘청약통장’이다. 은행권 예금금리가 5%대까지 올라왔는데, 최고 금리가 1.8%에 불과한 청약통장에 목돈을 넣어봤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게티이미지
◇청약통장 이자율 1.8% ‘불만’···예금액 활용 방법 찾기 나서

한국은행이 지난달 28일 발표한 ‘2022년 9월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9월 예금은행의 정기예금금리는 9년8개월 만에 3%를 돌파했다. 가계 대출금리는 전월 대비 0.39%포인트 오른 연 5.15%를 기록했다.

최근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주요 은행의 1년 정기예금금리는 4%대로 올라섰다. 여전히 1%대에 머물고 있는 청약통장 이자율과는 2%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는 셈이다. 금융소비자를 잡기 위한 6% 이상의 고금리 특판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는 저축은행의 예금금리와 비교하면 이자율 차이는 더 커진다. 최근 OK정기예금과 OK안심정기예금에 연 6.5%의 특판 금리를 적용한 OK저축은행은 영업점 곳곳에서 ‘오픈런’이 일어나기도 했다. 다올 저축은행 등 6%대의 고금리 예금상품을 내놓은 저축은행들은 사람이 몰리면서 모바일 앱 접속 장애를 겪었다.

이렇게 은행권에서 예금금리가 높게 설정된 만큼, 청약을 해지하지 않고 동시에 예대금리차를 통한 경제적 이득도 갖는 방법으로 주택청약 담보대출이 활용되고 있다. 이 방법은 잘만 활용하면 ‘청약 유지’와 ‘금리 혜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어, 온라인상에서도 유용한 재테크 방법으로 회자되기도 한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전문가들 “대출금리·이자소득 정확히 계산해야”

그러나 금융 전문가들은 이 방법을 무작정 따라하기 보다는 ‘잘 활용하기 위해 계산기를 정확히 두드려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주택청약 담보대출의 금리, 이자소득세 등 다양하게 고려해야 할 사안이 있기 때문이다. 기간과 금액을 구체적으로 설정해 수익을 계산한 이후 자산 이동을 결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일단 주택청약 담보대출의 금리는 각 은행별로 다르다. 담보예금이 주택청약인 경우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정해지는데, 은행별로 사용하는 기준금리가 CD금리, COFIX(코픽스), 금융채 등 다양한 데다 은행들이 책정하는 가산금리도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기준금리로 CD금리를, KB국민은행은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또는 신 잔액기준 코픽스 금리를 기준금리로 사용하고 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금융채 1년물, 1년 변동 신잔액기준 코픽스를 활용한다. 이달 4일 기준으로 살펴보면 하나은행의 주택청약담보대출 금리가 6.25%로 가장 높았고, 이어 신한은행(5.22%), KB국민은행(4.78%), 우리은행(3.24%) 순으로 나타났다.

해당 금리는 대출 금액 전액이 통장에 입금되는 방식(일시상환)을 선택했을 때 금리다. 이외 마이너스 통장을 이용하는 방식은 일시상환 대출 금리보다 약 0.5% 높다. 예컨대 대출금리 수준이 가장 높은 하나은행의 경우, 주택청약 담보대출 금리(마이너스 통장 활용식·11월4일 기준)는 일시상환식(6.25%)보다 0.5% 높은 6.75%이다.

상환 방식에서 은행별 금리 수준 차이가 크기 때문에 전략적인 선택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신한·하나·우리은행은 ‘일시상환’과 ‘마이너스 통장’ 중 선택이 가능하며, KB국민은행은 일시상환 방식만 사용할 수 있다.

또 CD금리를 활용하는 신한은행의 경우 주택청약 담보대출의 금리가 CD금리에 따라 3개월 마다 변동된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그외 은행들은 12개월 단위로 금리가 산정되기 때문에 1년 동안 대출금리가 바뀔 일은 없다.

종합적으로 따져봤을 때 우리은행 주택청약 가입자라면 3%대 금리로 대출을 받아 6%대의 고금리 예금에 가입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지만, 다른 은행가입자라면 청약통장 담보로 대출을 받아 예금에 가입하는 방식이 꼭 유리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예금 만기시 이자소득세를 내야 한다는 것도 주의할 점으로 꼽힌다. 예금이자에는 통상 15.4%의 이자소득세가 붙는데, 이를 계산법에 반영해야 정확한 수익을 알 수 있다는 조언이다. 즉 단순하게 예금금리가 높다고 움직이는 게 아니라, 대출을 일으켜 예금을 들었을 때 얻을 수 있는 수익과 내야 하는 대출 이자를 꼭 비교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마다 금리산정 기준이 다르고 또 기준금리로 활용되는 지표들이 금리상승 기조에 따라 빠르게 오르고 있다”며 “금융소비자들은 예금으로 자산을 옮기더라도 내가 받을 수 있는 대출금리와 이자소득세 등을 반영한 이자수익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 정확한 계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입 시기, 대출 금액 등 금리에 작용할 수 있는 다른 요인들도 많다”며 “고금리 예금들이 시중에 나왔다고 해서 무작정 주택청약 담보대출을 받아 돈을 이동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