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 진통…“61조 적자” Vs “소득공백 노후불안”

최훈길 기자I 2022.10.24 00:13:31

25일 국회 연금개혁특위 첫 회의 검토
2030년까지 공무원연금 61조 적자 전망
물가 연동돼 연금 불어나 미래세대 부담
공무원노조 반발 “소득공백부터 해소해야”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공무원연금 개혁을 놓고 진통이 일고 있다. 적자가 많게는 100조원까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어 개혁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그러나 공무원노조는 소득공백·노후불안을 고려해 퇴직 즉시 연금을 지급하는 방안부터 제시돼야 한다고 반발했다.

24일 국회에 따르면 여야는 25일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첫 회의를 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날 회의가 열리면 지난 7월 여야 합의로 출범한 국회 연금개혁특위가 석 달 만에 본격 가동되는 셈이다. 특위는 국민연금뿐 아니라 공적연금 체계 전반을 살펴볼 계획이다.

정부세종청사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이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공직사회에서는 공무원연금 개혁을 주목하고 있다. 정부는 개혁 없이는 공무원연금 적자로 인해 미래세대가 떠안아야 할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1~2030년 중기재정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재정수지 적자가 공무원연금은 지난해 4조3000억원에서 2030년 9조6000억원으로 불어난다. 작년부터 2030년까지 연도별 공무원연금 적자를 모두 더하면 총 61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1~2030년 군인연금 적자는 총 33조2000억원이다.

갈수록 연금개혁 효과가 떨어지는 것도 정부의 고민이다. 앞서 정부는 2015년에 ‘더 내고 덜 받는’ 방향으로 공무원연금 개혁을 했다. 당시 정부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물가상승률을 연금액에 반영하지 않고 동결하기로 했다. 따라서 작년 1월부터는 공무원연금 지급액이 물가상승률에 연동돼 매년 인상된다. 최근 물가가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공무원연금 지급액도 계속 커질 수밖에 없다.

공무원노조도 연금개혁을 촉구하고 있지만, 정부가 검토 중인 방안과는 크게 다르다. 공무원노조는 퇴직 직후 즉각적인 연금 지급을 촉구하는 상황이다. 2015년 연금개혁에 따르면, 공무원 퇴직자가 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연령이 올해 만 61세를 시작으로 2033년까지 만 65세로 늦춰진다. 하지만 정년은 연장되지 않고 만 61세까지여서, 퇴직 시기와 연금 수령 시기 간 격차가 생긴다.

국회예산정책처가 발표한 ‘2021~2030년 중기재정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재정수지 적자가 공무원연금은 지난해 4조3000억원에서 2030년 9조6000억원으로, 군인연금은 같은 기간에 2조8000억원에서 4조1000억원으로 증가한다. 2021년부터 2030년까지 공무원연금 적자는 61조2000억원, 군인연금 적자는 33조2000억원으로, 총 94조4000억원에 달한다. 단위=조원 (자료=국회예산정책처)


전국공무원노동조합·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소속된 공적연금 강화 공무원·교원 공동투쟁본부는 입장문에서 “해외 주요 국가들은 연금 수급개시 연령을 상향하더라도 이에 맞춰 정년을 연장하거나 재임용 제도 등의 소득공백 방지 제도를 두고 있다”며 “공무원·교원의 소득공백 해소 약속을 즉각 이행하고, 공무원·교원에게 온전한 퇴직금을 지급하는 내용으로 공무원연금법을 즉각 개정하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은 “국민들이 이렇게 늘어나는 부담을 납득할 수 있을지 국민 눈높이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갈수록 국가재정 및 미래세대 부담이 늘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연금 체계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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