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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은 전날 복권된 직후 “새롭게 시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앞으로 더욱 열심히 뛰어서 기업인의 책무와 소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법무부가 밝힌 경제인 특사 결정의 이유가 경제 활성화를 통한 경제위기 극복인 만큼 이 부회장은 경영에 복귀해 투자와 고용에 앞장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삼성은 지난 5월 향후 5년간 450조원 투자 및 8만명 신규 고용 계획을 내놨다. 반도체, 바이오, 5G, 배터리(이차전지) 등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주력하고 있는 사업 대부분의 투자가 진행 중인 만큼 조속히 경영에 복귀해 이를 총괄해야 한다는 게 재계의 목소리다.
그중에서도 반도체 부문을 직접 챙기며 메모리반도체에 이어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서 전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목표로 하는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전략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반도체의 경우 경기침체 우려·물가 상승으로 인해 구매 수요 하락 가능성이 점쳐지는 데다 파운드리 역시 1위 업체인 대만 TSMC과의 시장점유율 격차를 좁히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경영진과 함께 사업장 방문 등을 통해 사업 현안을 챙길 것으로 예상된다. 또, 삼성전자 계열사 사장단 회의를 직접 주재함으로써 현장 경영, 임직원 소통 행보를 강화할 가능성도 있다.
멈춰섰던 삼성의 M&A 시계가 빨라질 것으로도 기대된다. 124조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삼성의 대형 M&A는 2016년 11월 미국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을 9조4000억원에 인수한 이후 전무하다. 반도체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서 적극적인 M&A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6월 이 부회장이 유럽 출장을 떠나 반도체, 자동차부품 전문 기업에 대한 M&A를 검토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네덜란드의 NXP, 독일 인피니언 등 차량용 반도체 기업과 영국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인 ARM 등이 후보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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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의 복권 후 첫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짓고 있는 제2파운드리 공장 착공식에 참여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착공식에 이 부회장과 한·미 정상이 한자리에 모이게 된다면 올해 5월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에서 이뤄진 삼성전자를 고리로 한 한·미 양국 간 ‘경제·안보 동맹’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5월 방한하자마자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시찰을 첫 일정으로 소화하며 한국과의 반도체 동맹을 강조해 왔다. 이때 이 부회장은 양국 대통령에 3나노 공정 신기술을 직접 소개했다.
출장의 제약이 없어지며 특히 미국 출장을 통해 사업 파트너들과의 교류를 확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캐나다와 미국의 여러 사업파트너들을 만나겠다고 출국한 바 있다. 이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등 IT 기업과 통신기업 버라이즌, 제약기업 모더나 등 다양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남으로써 글로벌 인맥을 과시했다.
올해 유럽 출장에서도 네덜란드 ASML을 찾아 평소 친분이 있는 피터 베닝크 ASML CEO를 만나 EUV 장비의 원활한 공급을 요청한 것으로도 알려진다.
파운드리 사업 강화를 위해 직접 미국 빅테크 기업 경영진들을 만나는 등 글로벌 광폭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030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행보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선친인 고(故) 이건희 회장도 지난 2009년 특별사면을 받은 뒤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적극 나선 바 있다.
이 부회장 역시 이건희 회장처럼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광폭행보를 보일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이 회장은 사면 이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복귀해 1년6개월 동안 10여 차례의 해외출장, IOC 위원 110명과의 미팅 등을 강행했다. 이 회장은 평창올림픽 유치 후에도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각종 시설 등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적극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