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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에서 서울은 오 당선자의 ‘절대 1강’ 구도였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줄곧 두자릿수 이상의 차이를 보여왔고, 선거 직후 발표된 출구조사에서도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날 방송3사 조사에서 오 후보의 예상 득표율은 58.6%로 송 후보(40.2%)를 18.5%포인트나 앞섰다. 40대를 제외하고 모든 연령층에서 오 당선자의 지지가 더 높았다. JTBC 결과 오 당선자(60.5%)와 송 후보(37.9%) 격차는 22.6%로 더 벌어졌다.
지형 자체가 오 당선자에게 유리한 상황이었다. 서울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실패로 직격탄을 맞은 지역이다. 이는 지난 대선 당시 국민의힘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에서 50.6% 득표율을 기록하며 이재명 전 민주당 대선후보(45.7%)를 누를 수 있던 이유였다. 이번 선거가 새 정부 출범 22일 만에 치러지는 만큼, 전임 정부 심판론이 여전히 작동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라는 특성상 현직 시장으로서의 프리미엄도 주효했다.
반면 인천 시장 출신의 민주당 5선 중진 의원인 송 후보는 이번 패배로 사실상 정치적 재기가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내·외 반발로 한 차례 공천 배제(컷오프)됐다가 인물난으로 다시 나선 국민경선에서 최종 선출되는 등 출발부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정부 견제론’을 필두로 후발주자로 나섰으나 65세 이상 시내버스 요금 무료화, 서울형 코인 100만원 지급 등 대표공약에 대해서 현실성 지적이 나왔다.
선거 막판 승부수로 띄운 ‘김포공항 이전’ 공약은 오히려 자충수가 됐다. 송 후보는 지난 27일 자신이 비운 인천 계양을 자리에 출마한 이재명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와 함께 김포공항을 인천국제공항으로 이전·통합하고 인천 계양, 서울 강서, 경기 김포 일대 등 수도권 서부를 개발하는 내용의 공약을 발표했다. 국민의힘과 오 후보는 수도권 주민 불편과 제주 관광산업 축소 등을 이유로 이를 집중 공격했고, 전국구 논쟁을 불러일으킨 이 공약은 결과적으로 오 당선자에게 훈풍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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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은 국무회의에 참석하는 유일한 지자체장으로, 전통적으로 대권을 향한 ‘꽃길’로 여겨져 왔다. 오 당선자는 이미 서울시장 3선과 국회의원을 지낸 경험이 있어 정무와 행정 등 능력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거기에 차기 잠룡들이 쏟아졌던 이번 선거에서 오 당선자는 여권의 화려한 재기를 상징하는 인물로 자리매김했다. 명운을 걸고 출사표를 던진 상대 거물에 완승을 거두며 명실상부 여권의 차기 대권 후보 반열에 오른 상태다.
‘오세훈표 부동산 정책’을 얼마나 실현하느냐가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오 당선자는 지난해 보궐선거 당선의 일등공신이었던 도시 개발 공약들을 연속선상에서 더 힘있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해왔다.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이번 선거를 통해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 공급 정책을 새롭게 추가했다. 향후 서울에 공급할 임대주택을 민간 분양아파트 못지않게 고품질로 지어 취약계층 주거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오 당선자의 임기는 오는 7월부터다. 그러나 현역 시장의 신분으로 2일 바로 서울시청에 복귀한다. 25개 구청장직과 서울시의회가 국민의힘으로 재편된 만큼, 대권 가도를 걷는 오 당선자의 4번째 임기는 더 순탄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