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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건설·건자재株…희비 갈리나

김응태 기자I 2022.04.01 00:02:00

건설업종 주가, 대선 이후 상승세 꺾여
인플레이션 및 원자재 공급 부족에 따른 원가 부담↑
원가 부담 방식에 따라 주가 향방 갈릴 듯
"대형건설사 건자재 업체보다 우위"
"하반기 주택규제 완화 등 수혜 기대"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건설업종의 주가 상승세가 꺾이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건설 원자재 공급 부족으로 원가 상승 시 마진이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증권가에선 업체별 원가 부담 방식에 따라 희비가 갈릴 것으로 봤다. 상대적으로 대형 건설사들이 건자재 업체보다 부담이 낮을 것이란 판단에 무게가 실린다.

3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KRX건설업 지수는 700.46로 전거래일 대비 4.81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지난 28일 710선을 돌파한 이후 700선을 소폭 웃돌며 전고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개별 건설사 주가도 대통령 당선인이 윤석열 후보로 확정된 이후 건설 규제 완화 기대감에 급등하다가 최근 하락세로 전환했다. 신원종합개발(017000)의 이날 종가는 1만2800원으로 대통령 선거 다음날인 10일 대비 38.8% 증가했지만, 이달 28일(1만4100원)과 비교하면 9.2% 하락했다.

같은 기간 대형 건설사인 GS건설(006360)은 2.1% 내린 4만6400원을 기록했다. 현대건설(000720)도 4만7900원으로 마감해 0.3% 소폭 하락했다.

최근 건설업 지수와 주가가 하락세를 띠는 것은 인플레이션 가속화와 원자재 공급 부족이 가시화된 영향이 컸다. 시멘트가 대표적이다. 시멘트의 원재료인 유연탄 주요 공급처인 러시아가 전쟁 발발로 수입이 원활하지 않은 데다, 호주 광산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해 수급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유연탄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한국은행에 따르면 건설자재 중 가격이 급등한 품목수는 2020년 말 8.9%에서 올해 초 63.4%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원자재 수급 부족에 따른 가격 급등 시 원가 분담 방식에 따라 업체별 주가 향방이 달라질 전망이다. 증권가에선 통상 건설사들이 건자재 납품 계약을 연 단위로 하는 점을 고려하면 건설사보다는 건자재 업체들의 부담이 크다고 판단했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매출원가에 원재료비만 들어가는 게 아니라 다양한 요인이 반영된다”면서도 “대형 건설사는 건자재 납품 계약 단위가 상대적으로 길어 건자재 업체들의 원가 부담이 더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건설사들은 주택 부문의 경우 원가 부담을 분양가에 적용하고, 토목과 관련된 정부 사업은 인플레이션 비율만큼 에스컬레이션 조항이 적용돼 상대적으로 부담이 낮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날 시장에선 일부 시멘트 업체의 주가가 건설사보다 두드러지는 상승률을 보이기도 했다. 아세아시멘트(183190)는 이날 종가는 17만2500원으로 전거래일 대비 7.14% 올랐다. 아세아시멘트 가격이 건설사 주가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인 것은 이미 계약된 유연탄 재고 물량이 있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분석된다.

하반기에는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원자재 수급이 안정됨에 따라 주택 분양 물량 확대, 분양가 상승,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등의 호재가 부각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주택 분양 및 실적 기여 확대, 해외 수주 회복과 추가 원가 이슈 안정화 등의 투자 포인트가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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