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에 휘청이는 韓경제…피치 "성장 압박" 경고

이명철 기자I 2021.09.28 00:05:00

30세 이상 미혼 5년새 100만명 급증…저출산 요인
2067년, 생산인구 1784만명 < 고령인구 1827만명
“생산성 제고방안 필요…한국판뉴딜 효과 지켜봐야”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저출산과 고령화 심화로 인구 절벽 위기가 눈앞에 닥쳐왔다. 젊은층들은 점차 결혼을 포기하고 부양이 필요한 고령층은 크게 늘어나면서 생산연령인구(만 15~64세)가 빠르게 줄어 경제 생산성 감소라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이미 한국의 빠른 고령화는 큰 경제 리스크로 지목된 상태로 이를 해소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2020 인구주택총조사 표본 집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1일 기준 15세 이상 중 미혼 인구는 1368만8000명으로 5년 전 조사(1337만 6000명)대비 31만2000명 증가했다. 74만6000명 감소한 10대(15~19세)를 제외하면 20세 이상 중 미혼 인구는 1126만7000명으로 105만7000명이나 늘었다. 특히 결혼 적령기인 30대 비중은 42.5%로, 2015년에 비해 6.2%포인트나 늘어났다.

미혼 인구가 늘어나면서 저(低)출산도 자연스레 심화하고 있다. 지난해 출생 통계 확정치를 보면 합계출산율(가임기 여성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0.84명으로, 전년대비 0.08명 감소하며 역대 최저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저출산과 맞물려 고령화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는 점도 한국 경제가 처한 대표적인 리스크 요인이다. 통계청이 행정자료를 활용해 조사한 지난해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보면 내국인 중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821만명으로 2년 전보다 46만명 가량 늘었다. 이에 유소년인구 대비 고령인구 비율인 노령화지수는 2016년 100.1에서 지난해 132.9, 생산연령인구 100명당 고령인구인 노년부양비는 같은 기간 18.7명에서 23.0명으로 상승세가 빨라지고 있다.

1960~2067년 연령계층별 인구 구조. (이미지=통계청)


이로 인해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국내 생산연령인구는 2017년 국내 인구 중 73.2%인 3757만명에서 오는 2067년 45.4% 수준인 1784만명으로 대폭 감소하게 된다.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067년 1827만명으로 생산연령인구보다 더 많아질 전망이다.

국제 사회에서도 한국의 인구 절벽 현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글로벌 3대 신용평가기관 중 하나인 피치(Fitch)는 최근 고령화를 이유로 한국의 연간 잠재성장률을 2.5%에서 2.3%로 낮추기도 했다.

제레미 주크 피치 아시아·태평양 국가신용등급 담당 이사는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잠재성장률 하향과 관련, “최근 들어 한국에서 고령화가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생산연령인구 감소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이런 고령화가 중기적으로 한국 경제 성장을 압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크 이사는 “이론 상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야말로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인한 충격을 상쇄할 적절한 대책”이라며 “한국판 뉴딜 등 정책적 노력들이 얼마나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을 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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