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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씨 검거 당시 여러 대의 주사기가 함께 발견되어, 경찰은 두 사람 모두 직접 마약을 사용했다고 보았다. 오 씨는 본인의 투약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황하나는 그녀가 잠든 사이 자신이 몰래 투약했다고 진술했다. 이후 두 사람은 결혼식도 없이 서둘러 혼인신고를 했다.
이상하게도 한 달 뒤, 오 씨는 오히려 황하나가 본인에게 마약을 투약한 거라며 진술을 번복했다. 이렇게 진술 번복 후 이틀째 되던 날, 오 씨는 돌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오 씨가 사망하기 일주일 전 오 씨의 친구였던 남 씨도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데, 그는 현재 중태다. 그런데 남 씨가 남긴 유서에는 황하나를 꼭 처벌받게 해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제작진은 오 씨가 사망한 직후 오 씨와 남 씨를 알고 있던 지인들의 제보를 통해, 이들의 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음성파일 50여 개를 입수했다. 놀랍게도 이들의 대화에서 텔레그램 마약 시장에 존재하던 ‘바티칸’이라는 이름이 등장했다.
제작진이 ‘바티칸’이라는 이름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은 지난해 9월 ‘텔레그램 마약왕-‘전세계’는 누구인가?’ 편을 취재했을 때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당시 방송을 통해, 텔레그램 마약 시장에서 유명했던 딜러 ‘마약왕 전세계’가 필리핀 사탕수수밭 살인사건의 용의자 ‘박왕열’이었고, 그 박왕열의 마약이 유통되던 또 다른 텔레그램 마약방이 ‘바티칸 킹덤’이라는 사실을 밝혀냈었다.
이 마약방의 운영자가 바로 ‘바티칸’이라는 닉네임을 가진 마약 딜러다. 제작진은 황하나 씨와 숨진 오 씨, 그리고 중태 상태인 남 씨까지 이 세 명과 ‘바티칸’의 관계를 추적했다.
그러던 중 뜻밖의 소식이 들려왔다. 지난 1월, 경남경찰청은 ‘바티칸 킹덤’의 총책과 그 일당들을 검거했고 경찰 조사 결과, 마약 공급 총책이며 ‘바티칸’ 닉네임을 사용한 사람은 20대의 청년 이 씨 였다. 그리고 중태 상태인 남 씨도 ‘바티칸 킹덤’의 조직원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남 씨의 가족들은 아들은 ‘바티칸 킹덤’과 관련이 없고, 오히려 마약 범죄 조직의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황하나 씨 가족들 역시 그녀는 ‘바티칸’과 관련이 없으며, 마약 범죄 조직의 덫에 걸린 거라고 주장했다. 여전히, 의문이 남아 있던 ‘세 사람’과 ‘바티칸’의 관계... 진실을 찾기 위해 취재를 계속하던 제작진에게 결정적인 제보가 도착했다.
제보자는 “바티칸 체포당시 같이 있던 사람이다. 바티칸은 황하나를 만나려고 그 호텔로 간 거다. 제가 직접 운전해서 데려간 거고 사건의 내용 80%를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제작진을 만난 제보자 X는 근거자료와 함께 사건의 정황을 아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가 들려준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그런데, X의 제보를 근거로 사건의 윤곽을 잡아가고 있던 제작진에게 한 통의 편지가 도착한다.
자신은 억울함을 호소한 편지의 주인공은 바로 ‘바티칸 킹덤’의 총책으로 밝혀졌던 이 씨 였다. 수감 중인 그가 직접 쓴 손 편지. 그는 진짜 마약 총책은 따로 있다며 새로운 누군가를 지목했고, 총 4장에 걸친 그의 편지에 있는 내용은 제작진을 다시 한 번 충격에 빠트렸다.
한편 6일 방송되는 ‘그것이 알고싶다’의 ‘상태와 쭈라-황하나와 바티칸 킹덤의 비밀’ 편에서는 황하나를 비롯한 오 씨, 남 씨 등 세 사람과 ‘바티칸 킹덤’의 관계를 취재하고, 이를 통해 여전히 활발한 텔레그램 마약방의 문제를 고발하는 한편, 두 청년을 죽음으로 몰고 간 실체는 무엇인지 추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