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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챗봇(Chatbot) ‘코라(Cora)’를 아십니까?”
챗봇은 문자 혹은 음성으로 대화하는 기능을 탑재한 컴퓨터 프로그램 또는 인공지능(AI)을 말한다. 코라는 영국 넷웨스트은행이 자체 개발해 테스트까지 완료한 AI 챗봇이다. 쉽게 말해 대체가 어려울 것으로 봤던 은행 창구의 상담 업무까지 디지털화 하고 있다는 의미다.
경제 신간 ‘디지털 경제지도’를 펴낸 김광석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겸임교수는 5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이같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디지털 전환), 특히 금융산업의 변화상을 풀어놨다. 김 교수는 서울대 경영연구소와 현대경제연구원, 삼정KPMG 등에서 경제·산업을 연구한 전문가다.
‘無人 은행’ 시대 머지 않았다
김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무인(無人) 은행’은 불가능하다고 말했지만, 코라 사례를 보면 결코 그렇지 않다”고 했다. 우리나라도 와이즈넛 같은 챗봇기업이 생기고 있다. 와이즈넛은 2명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직원 수만 300명이 넘는다. 와이즈넛은 ‘제가 바로 답변 드리겠습니다’ 콘셉트로 개발된 실감형 키오스크 ‘스마트뱅커’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기에 이르렀다.
김 교수는 또 “전통적으로 본인 인증이 중요해 대면 업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던 금융업에서 오히려 비(非)대면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생체인증 기술을 예로 들었다. 이를테면 세븐일레븐의 시그니처몰에서는 손바닥 정맥을 인식하는 기술을 통해 현금과 카드 등 어떤 지불 수단 없이도 구매가 가능하다.
김 교수는 “일본 미쓰비시도쿄UFJ은행에서는 전국 ATM에 손바닥 정맥을 활용한 손바닥 인증을 확산시켰다”며 “머지않아 생체인증 기술을 이용한 계좌 개설 등의 서비스 혁신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세계적인 카드사인 마스터카드의 자기 파괴도 주목했다. 그는 “마스터카드는 강점을 갖고 있는 플라스틱카드 시장에 집중하기보다 새롭게 등장하는 채널을 위한 지급결제 플랫폼 등을 통해 시장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고 했다. 페이스북과 협업을 통한 주문결제서비스 ‘마스터패스(MasterPass)’가 대표적이다.
그는 “실제 은행 지점 수는 줄고 있는데 금융 규모는 오히려 늘고 있다”며 “디지털 전환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앞으로 AI를 비롯해 빅데이터, 블록체인, 사물인터넷 등 핀테크 연구개발(R&D)에 대한 정책 지원도 확대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파도는 막는 게 아니라 타는 것
김 교수는 “디지털화로 인해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과 가장 느리게 산업을 구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금융업 외에 농업, 제조업, 서비스업 등 전(全)산업에 걸쳐 드라마틱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급격한 디지털화로 인한 일자리 감소 우려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많은 직업군이 사라질 것이라는데 동의한다”면서도 “많은 직업군이 새롭게 등장할 것이라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챗봇이 도입되면 전화상담사가 줄겠지만, 그만큼 와이즈넛 같은 챗봇기업도 증가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파도는 막는 것이 아니라 타는 것”이라며 “일자리 규모가 축소되는 겉모양에 매몰되기보다 일자리 구조가 변화하고 있음을 인식하고, 각 개인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할 시점”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