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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침대서 첫 발디딜때 발뒤꿈치 찌릿...족저근막염 의심해봐야

이순용 기자I 2019.04.09 00:03:57

산을 오를 때마다 뒤꿈치에서 찌릿한 통증이 느낀다면 의심
야외활동 늘어나는 봄철에 특히 조심해야 하는 질환
과도한 스포츠, 딱딱한 신발은 우리 몸의 충격 흡수하는 ‘족저근막’에 독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다이어트와 건강관리를 위해 주 2 ~ 3회 친구들과 등산을 즐기던 김미영(여·가명·50)씨는 몇 개월 전부터 산을 오를 때마다 뒤꿈치에서 찌릿한 통증이 느껴졌다. 아플 때마다 소염진통제도 복용하고 인터넷에서 구매한 깔창까지 사용해봤지만 효과는 일시적이었다.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나 걸음을 딛는 것도 쉽지 않을 만큼 아픈 날들이 계속되자 결국 미영 씨는 재활의학과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았다.

김미영 씨의 진단명은 ‘족저근막염’. 따뜻해진 날씨에 맞춰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봄철에 특히 조심해야 하는 질환이다. 박지홍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등산, 마라톤, 조깅, 배구, 축구처럼 발에 체중부하와 충격을 줄 수 있는 격렬한 운동을 자주 하거나, 오랜 시간 서있거나 걷는 사람은 족저근막염을 앓게 될 위험이 높다”면서, “특히 요즘처럼 기온이 올라가는 봄철에는 운동량이 급격히 늘어나기 때문에 특히 유의해야 하는 질환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오래 서있거나 걸으면 ‘족저근막’엔 독

족저근막염은 흔히 아침에 일어난 직후 땅에 처음 발을 디딜 때 발뒤꿈치에 생기는 심한 통증으로 나타난다. 발뒤꿈치의 내측에 발생하기 때문에 발뒤꿈치뼈 안쪽의 종골을 누르면 통증이 심해진다. ‘족저근막’은 발뒤꿈치뼈부터 시작해 발바닥 앞쪽으로 뻗어나가 발가락까지 붙어있는 두껍고 강한 섬유띠다. 걸을 때 발을 들어 올리는데 도움을 주고, 충격을 흡수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족저근막의 과한 사용으로 인해 미세 손상을 입어 근막을 구성하는 콜라겐에 변성이 오고 염증이 발생하는 것이 바로 족저근막염이다.

갑작스럽게 운동량을 늘리거나, 마라톤, 등산, 배구 등 발에 충격을 주는 격렬한 운동을 자주하거나, 장시간 서 있거나, 너무 딱딱하거나 쿠션이 없는 구두 및 하이힐을 신고 오랜 시간 걷을 때 발생할 위험이 높다. 또는 비만이거나, 발에 아치가 거의 없는 평발(편평족) 혹은 반대로 발아치가 지나치게 높은 요족 등 발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것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박지홍 교수는 “족저근막염은 움직이지 않을 때에는 통증이 없다가, 활동을 다시 시작하면 통증이 생기고, 일정시간 활동하면 오히려 통증이 줄어들다가 활동 후에 다시 발생하는 들쑥날쑥한 양상을 보인다”며, “이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도 있지만, 방치하게 되면 족저근막의 파열로 이어질 수 있어 위험하다”고 말했다. 상태가 더 악화되면 서 있을 때 통증과 뻣뻣함이 지속되고 저녁에 통증이 더 심해지가도 한다.

◇6개월 이상 꾸준한 치료가 중요

족저근막염은 초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를 조기에 시작하는 것이 경과에 좋고, 족저근막염 파열 등으로 발전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대부분 의사의 문진과 임상적 증상을 통해 진달할 수 있지만, 다른 질환과의 감별이 필요한 경우에는 방사선 검사, 초음파 검사, 자기공명영상 검사, 혈액검사, 근전도 검사 등을 시행한다. 보존적 치료 방법으로는 원인 제거 및 교정, 스트레칭, 보조기, 약물치료, 체외충격파 요법 등을 고려할 수 있고, 만약 6개월 이상의 꾸준한 보존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지속되거나 파열로 인한 족저궁(발 아치) 손실로 신경이상이 발생하는 경우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족저근막염 외에도 발바닥 통증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류마티스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등이 있기 때문에, 이를 정확히 감별해야 하며 개개인의 발의 모양, 운동습관 등을 고려해 상이한 치료 접근이 필요하다. 스테로이드 주사 치료는 권고되지 않으며, 걸을 때 발바닥으로 땅을 차는 시점에서 족저근막에 부하가 가해지는 환자라면 특수 제작된 깔창을 통해 교정효과를 볼 수 있다. 최근에는 혈관중재술로 염증을 줄이는 시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활동후 얼음찔질 해줘야

족저근막염 환자라면 뒷굽이나 깔창이 단단하거나, 발을 꽉 죄는 신발은 피해야 한다. 쿠션이 충분하고 아치와 발바닥을 중간에서 잘 지지해주는 신발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발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운동량을 적절히 조절하고, 잘못된 운동 방법과 생활습관은 교정해야 한다. 비만이나 과체중인 경우 족저근막염 위험이 높아지므로 적정한 체중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식이요법과 유산소 운동을 병행하는 것을 추천한다. 다만 급성 통증이 있는 경우라면 과도한 활동은 자제하고, 활동 후 냉치료 및 얼음 찜질을 해준다.

박지홍 교수는 “운동 및 스트레칭으로도 족저근막염을 개선할 수 있다”며, “족저근막과 하퇴, 대퇴 둔부의 유연성 증가를 위한 마사지와 스트레칭을 시행하고, 점진적으로 해당 부위 근력 강화운동을 시행하면 도움이 된다”고 당부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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