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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라이브 “매각 후보군 많다”..인수금융 영향 적다 반박

김현아 기자I 2016.05.30 03:03:25

인수금융 부도 위기 딜라이브 본사와는 무관
SK, LG 등 매각대상으로 거론..기업가치 올리며 적정가 매각 의지
"지난해 SK텔레콤, SBS도 접촉했다"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케이블TV 업계 3위 기업인 딜라이브(옛 씨앤앰)가 대주주인 인수금융의 부도 위기에 대해 자사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고 밝혔다. 최악의 경우 대주주인 국민유선방송투자(KCI)가 대주단과 채무조정에 합의하지 못해 대주단이 주주가 되더라도, 딜라이브는 매각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으니 경영상 문제가 크지 않다는 주장이다.

딜라이브의 대주주인 사모투자펀드 MBK파트너스·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즈펀드 등은 2007년 딜라이브 지분 93.8%를 인수할 당시 특수목적법인(국민유선방송투자, KCI)을 통해 1조5670억원을 빌렸고, 딜라이브 자체 차입금 6330억원 등 총 2조2000억원의 부채가 있는데 올해 7월까지 갚아야 하나 돈이 없다. 지난 27일 딜라이브 인수금융에 돈을 빌려 준 대주단은 채무조정안을 협의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해 6월 재논의하기로 한 상황이다.

딜라이브 김덕일 CFO(부사장)는 최근 기자와 만나 “딜라이브는 매년 2000억 원 규모의 EBITDA(영업현금흐름)를 창출하고 있으며 1100억 원 규모의 보유현금을 갖고 있다”면서 “자체로는 전혀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딜라이브는 2015년 6030억 원의 매출과 739억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사명을 바꾸고 국내 최초로 넷플릭스와 계약하는 등 기업가치 제고에 노력한 결과 올들어 4월까지 4만 명의 순증 가입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매출은 1월 480억 원, 2월 490억 원, 3월 510억 원으로, EBITDA도 160억 원, 2월 170억 원, 3월 180억 원 등 증가세다.

하지만 그는 딜라이브의 장기 생존 전략은 기업 매각에 있다는 걸 인정했다. 김 부사장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 문제가 결론 나는대로 딜라이브에 대한 매각 이야기가 본격화될 것이다. SK나 LG가 유력하지 않나 한다”면서 “SK는 헬로비전 인수에 성공해도 방송법상 3분의 1 점유율 규제에 걸리지 않으니 다양한 방법으로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각 가치에 대해서는 지난해 협상가였던 2조 원대는 안 되겠지만 CJ헬로비전의 매각 가치 1조 원보다는 높다는 입장이다. 그는 “목동 외에는 지역 가입자인 CJ헬로비전과 강남, 강북, 경기도 북동부 등 수도권 1위 사업자로 디지털전환율이 80%가까이 되는 딜라이브의 가치는 다르다”면서 “그래서 작년에 SK텔레콤(017670)은 물론 SBS(034120) 등 방송사와도 만났었다”고 말했다.

딜라이브는 SK-헬로비전 인수합병이 이뤄지기를 바라지만 설사 불허되거나 지연된다고 하더라도 기업가치를 높이면서 ‘케이블 업계 새판짜기’를 준비하겠다고 했다.

딜라이브 관계자는 “수도권 1위 케이블인 딜라이브는 유료방송 새판짜기의 핵심으로 부상할 수 있다”면서 “2018년 5월 3분의 1 합산규제가 풀리면 KT도 다른 유료방송을 인수할 수 있으며, 지상파 회사들도 방송통신 융합에 대비하기 위한 여러 가능성을 타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딜라이브 미래에 대한 비관론도 만만치않다. 딜라이브 인수금융인 KCI가 대주단과 합의 불발로 부도처리(디폴트)될 경우 21개에 달하는 대주단들은 딜라이브 주주로 활동하게 된다. 이 경우 대주단(주주)들이 합의해 이사회에 이사를 파견해 딜라이브 경영을 책임지게 되는데 방송법상 최대주주 변경 승인을 받는 것은 물론 강도높은 구조조정 등 경영상 불확실성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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