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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M&A에 대해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는 물론 방송사인 SBS까지 나서 결사반대하니 정부로서도 신중할 수밖에 없다 해도 지나치게 시간을 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정부가 눈치 보면서 지체하는 사이, CJ헬로비전이라는 우량 기업은 가입자와 투자가 모두 줄어드는 사실상 경영이 올스톱 상태에 빠져들고있다.
◇가입자 감소 속 설비투자도 얼어붙은 헬로비전
CJ헬로비전 김진석 대표는 최근 임직원이 참석하는 회의에서 “합병에 대한 정부승인이 지연되며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케이블TV가 스스로 혁신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치는 것이 아닐까 크게 걱정된다”며 우려를 표했다.
경영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은 “2016년 전체 경영계획에서 투자부문 계획은 수립돼 있으나 인수합병이 지체돼 애초 계획대비 집행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못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기술실 소속 직원은 “합병승인이 지연되며 인프라투자를 비롯해 차세대 기술 관련된 투자들이 현재 최소규모로 축소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더 지연되면 기업경쟁력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걱정했다.
M&A 이슈가 터진 작년 3분기와 4분기를 비교해 보면 헬로비전의 방송가입자는 정체 상태(410만→410만)이고, 인터넷 가입자는 1만명 줄었으며(87만→86만), 인터넷전화가입자는 2만명 줄었고(69만→67만), 방송가입자의 인터넷, 인터넷전화를 포함한 평균매출(ARPS)도 1만2211원에서 1만1953원으로 감소했다.
설비투자(CAPEX)는 작년 3분기 474억6800만원에서 4분기 481억3300만원으로 정체상태이며, 이는 각각 전년동기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2014년에는 연간 3652억 원을 투자해 인프라 시설 증설이나 초고화질(UHD)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면서 케이블방송 1위 사업자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하려 했지만, 매각이슈가 불거진 2015년에는 연간 1845억 원 투자에 그친 것이다. 합병승인이 늦어지면서 2016년 1분기에는 이마저도 얼어붙었다.
방송사업을 담당하는 직원은 “이번 합병을 통해 SK텔레콤이 케이블TV망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개선하면 업계 최초로 상용화했던 UHD 방송을 비롯해 기가인터넷, 미디어커머스 등 차세대 상품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CJ헬로비전 직원들이 SK에 매각된다는 보도를 접한 것은 작년 10월 30일, 바로 창사기념일이었다. 헬로비전은 2008년 통신사들의 IPTV상용화와 저가 결합상품 공세로 어려움이 시작됐지만 케이블 1위 사업자답게 2013년 130여 명, 2014년 150여 명의 신입·경력직원을 신규채용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그러나 매각이슈가 불거진 2015년에는 수익중심경영방침에 따라 신규채용이 50여 명으로 크게 줄었고, 2016년에는 아예 중단됐다. 기업이 가장 걱정하는 경영의 불확실성 때문이다.
홍보 업무에 종사하는 직원은 “인수합병 추진이 발표된 뒤 보도자료 한 번 제대로 내지 못했다”면서 “미래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다. 하루빨리 합병승인이 마무리돼 정상적인 기업경영상태로 회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2015년도 하반기 CJ그룹 공채를 통해 CJ헬로비전에 최근 신입사원이 입사해 현장에 배치됐다.
이번에 입사한 CJ헬로비전 신입사원 이 모씨(26세)는 “대학시절 CJ헬로비전의 대학생 마케터로 활동하며 새로운 융합서비스에 도전하는 기업문화가 마음에 들어 입사를 결정했고, 이번 기업합병으로 CJ헬로비전이 더 큰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은 것 같아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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