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SK브로드밴드(033630)가 ‘상품판매형(채널형) T커머스’를 연내 개국하기로 했다. 2005년 옛 방송위원회 시절 사업권을 승인받은 뒤 10년 만이다.
SK브로드밴드가 12월 중으로 서비스를 시작하면, KTH의 ‘스카이T쇼핑(2011년 8월)’, 태광 계열인 ‘아이디지털 홈쇼핑(2013년 10월)’에 이어 세 번째다. 정부는 T커머스에 대해 강한 규제의 움직임을 보이나, SK브로드밴드와 TV벼룩시장(연내 예정)까지 내보내면 우리나라에서도 T커머스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전망이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IPTV에 이어 T커머스를 신성장동력으로 만들기 위해 12월 중 채널을 개국할 예정”이라면서 “직사채널 규제로 SK브로드밴드 IPTV에서는 서비스할 수 없어, 다른 유료방송 플랫폼부터 시작할 것 같다”고 말했다.
현행 IPTV법에 따르면 IPTV사업자는 자사가 직접 운영하는 직접사용채널을 자사 플랫폼에서 서비스할 수 없다. 때문에 SK브로드밴드의 T커머스 채널은 KT나 티브로드 등 다른 유료방송부터 시작할 전망이다.
업계는 이를 통해 작년 연말 기준 800억 원의 취급고에 불과했던 국내 T커머스 시장이 개화할 것으로 봤다.오세영 KTH 사장(한국T커머스협회장)은 “2005년 데이터방송 채널사용사업자로 승인받은 5개사가 디지털 방송환경과 주문형비디오(VOD)의 안착으로 본격화되는 시대가 열렸다”면서 “공동의 진흥 노력이 필요하지만,법·제도적인 한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동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현재 논란이 큰 규제는 정부가 방송법과 IPTV법을 통합하는 ‘유료방송규제체계 일원화’를 추진하면서 △데이터 방송의 정의 규정을 ‘비실시간’으로 바꾸고 △시장 포화 속에서 기존 승인제에서 등록제로 전환하려는 데 있다. 특히 T커머스에 ‘비실시간’만 허용하는 것은 미래 스마트 미디어의 기술발전 추세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비판받는다.
김광재 한양대 광고미디어학과 교수는 “올 들어 미래부의 T커머스 정책이 갑자기 규제강화로 바뀌었는데, 이 과정에 기존 홈쇼핑 업체들의 반발과 제7홈쇼핑(공영홈쇼핑) 신설 이슈가 터졌다. 이 맥락을 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는 시청자 시청권 침해를 말하나 제7홈쇼핑까지 만들려는 상황이고, T커머스가 너무 활성화되면 송출료 경쟁이 불붙어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산업 육성에 저해된다고 하나, PP 육성은 지상파 위주의 지원정책이 변해야하는 것이지 T커머스를 옥죄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김범희 법무법인 KCL 변호사는 “T커머스에 대한 정부 규제는 최근 논란이 되는 단통법과 비슷하다”면서 “단통법의 핵심은 사전 공시를 통해 지원금을 투명화하는 데 있었는데 분리공시가 끼어들어 모법에 반하는 고시가 나왔고, 결국 법제처에서 모법에 위반된다 해서 좌초됐다. T커머스 규제 역시 입법적이나 규제 방향 등에 있어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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