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지난 8~9월 삼성 사내방송(SBC)은 ‘혁신의 시장에서 부상하는 중국기업’이라는 3부작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이는 최근 IT산업에서도 중국이 미국과 함께 ‘톱2’의 위치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의 최대 라이벌이 애플이 아닌 중국 업체들로 부상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단순 모방꾼에서 창조적 모방꾼으로 변신
중국의 IT 산업이 급성장한 이유는 세계 최대 내수 시장인 중국의 인터넷 인구가 급증했을 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성공한 사업 모델을 빠르게 중국 현지화한 점으로 꼽았다.
이에 따라 중국 산업의 중심이 제조업에서 IT산업으로 급변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Baidu, Alibaba, Tencent)의 앞 글자)가 있다고 진단했다.
규모의 경제가 무엇보다 중요한 인터넷 산업 특성상 인구가 많은 중국이 매우 유리한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BAT는 결재와 금융, 판매와 마케팅, 유통, 물류 등 온라인 산업은 물류 오프라인 사업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실제 알리바바는 지난 19일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면서 기업공개(IPO) 규모가 218억 달러를 기록해 사상 최대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삼성그룹 한 관계자는 “중국은 단순한 카피캣(모방꾼)을 넘어 ‘모방창신’, 즉 창조적으로 모방하면서 더 좋은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시행 중인 ‘선착순 판매’와 ‘헝거 마케팅’(제품 공급 수량을 늘 부족하게 제공해 사람들이 갖고 싶게 만들도록 하는 전략), ‘중국 특화’ 전략 등은 세계 시장에서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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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최근 스마트폰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샤오미에 대해 3부작 중 한 편을 할애하면서 집중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에 따르면 샤오미는 지난 2분기에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14%의 시장점유율로 맹주였던 삼성전자(005930)(12%)를 2위로 끌어내린 장본인이다.
샤오미의 최대 강점은 바로 자체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각종 애플리케이션과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년째 타이젠이라는 OS 개발과 소프트웨어 인재 육성에 투자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반드시 샤오미의 사례를 참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샤오미는 또 애플처럼 생산은 외부에 맡기고 판매는 아마존과 같은 온라인 방식을 사용하는 점이 성공의 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샤오미는 스스로를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 기업’로 부를 정도로 제품보다는 샤오미몰 등 콘텐츠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외에도 7만 원대의 웨어러블(착용형) 기기, 60만 원대의 스마트 TV, 초고화질(UHD) TV 사업에도 진출해 스마트폰 돌풍을 재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외에도 방송에서는 중국 청두 하이테크존의 스타트업 기업들에 대해 소개, 매년 4000개 이상의 스타트업 기업들이 생겨나는 점을 조명했다.
◇삼성, 중국 IT산업에 배우는 교훈은
삼성이 사내방송을 통해 중국에 대해 집중 조명한 것은 가장 중요한 시장임과 동시에 강력한 경쟁자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노트4(갤노트4) 공개를 독일 베를린 외에도 미국 뉴욕과 중국 베이징에서 동시에 진행했다. 또 갤노트4 출시도 지난 26일 한국과 중국에서 세계 최초로 출시하는 등 중국 시장에 관한 중요성을 간접적으로 나타냈다.
삼성 한 관계자는 “샤오미가 최신제품을 발표할 때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이 직접 챙길 정도로 중국 기업에 대한 삼성의 관심은 매우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내수시장의 성공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 기업과의 관계를 돈독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방송 말미에서는 “향후 IT업계는 중국기업과 비중국기업으로 나눠질 것”이라며 “어떤 경쟁력을 갖고 어떻게 협력해 한계를 돌파해야 할 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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