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카드 개인 정보 유출, 기업 여신 부실 등으로 리스크관리가 도마에 오른 농협금융지주가 오명을 씻기 위해 지주사를 중심으로 전 계열사가 리스크관리 문화 확산에 올인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농협은행 등 7개 계열사들은 지주사가 제시한 25개 리스크 관리 핵심과제를 이행하는 동시에 향후 KPI(핵심성과지표) 평가시 리스크관리 항목에 대한 평가 비중을 현 수준보다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 및 농협은행 등 7개 계열사의 CRO(리스크관리 최고임원) 등 65명의 리스크관리 담당자들은 오는 11일 경기 원당 소재 농협중앙연수원에서 워크숍을 갖고 향후 지주사를 포함한 계열사들의 리스크관리 강화 방안에 대해 중점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리스크관리 강화 방안에 대한 논의는 임종룡 회장의 직접적인 지시에 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리스크관리 강화를 주문하면서 선도금융회사의 리스크관리를 벤치마크할 것을 주문했었다. 임 회장은 현재 ‘조선·해운·건설 등 3대 경기민감업종 익스포저 특별관리 TF’의 위원장을 맡고 있는 상태다.
농협 관계자는 “임 회장의 직접적인 지시로 리스크관리 능력이 다른 은행에 비해 비교적 우수한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2개 은행에 대한 리스크관리 방안을 중점 연구했다”며 “그 결과 25개 핵심과제를 선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직 이견이 많아 이번 워크숍을 통해 과제 숫자도 줄이는 동시 부문별 주제를 구체화시키는 그룹핑 및 이에 따른 수정이 필요하다”며 “핵심과제가 선정되면 지주사를 중심으로 7개 계열사가 전사적으로 실천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농협금융이 선정한 25개 핵심과제는 △리스크전담 조직과의 소통 강화 △리스크 측정 또는 관리가 어려운 상품 운용 제한 △차주의 상환능력을 충분히 반영한 여신 및 신용평가 제도 △리스크에 따라 차별화된 금리체계 운영 △거액여신 취급시 엑시트(Exit) 플랜 수립 △여신이력제 도입 및 활성화 등으로 구성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농협금융은 특히 리스크관리 문화 확산 차원에서 KPI 평가항목에서 리스크관리 평가 항목을 현재보다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현재 농협금융의 자회사 평가는 크게 계량평가와 비계량 평가로 구분되며 비중은 약 7:3 정도다. 계량평가 항목은 목표 손익, 건전성 비율, 위험조정수익률(RAROC) 등이며 비계량평가 항목은 리스크관리, 시너지, 전략과제, 기타(사고예방활동 등) 등이다.
이중 리스크관리 평가는 △자회사의 리스크관리 지배구조 △리스크관리 프로세스 △리스크 한도관리 △금융지주 통합리스크 반영도 등의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농협금융은 앞서 신동규 전 회장 재임 기간 중 KPI의 비계량평가 항목 중 리스크관리 평가비중을 기존 20%에서 27%로 상향 조정했었다.
농협 관계자는 “리스크관리 문화 확산 차원에서 KPI 평가시 리스크관리 평가비중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며 “이는 리스크관리 문화를 확산하고 핵심 과제 이행을 독려하는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농협금융은 아울러 지주사와 농협은행의 CRO의 겸직을 분리할 예정이다. 현재 신한 KB 하나 등 대형 금융지주사들은 CRO의 독립성 강화를 목적으로 지주사와 은행의 CRO를 분리해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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