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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연금 의결권 완전 행사, 시기상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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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위원I 2012.02.15 06:00:00

독립성과 전문성 떨어지는 국민연금
외국과 같은 의결권대행회사 도움 절실


국내 최대 기관투자가인 국민연금이 보유 주식의 의결권을 어느 정도 행사해야 할 지를 놓고 최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3일 하이닉스 임시주총에서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이사선임안에 대해 국민연금이 반대하지 않고 ‘중립’을 표명키로 하자 국민연금 산하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 소속 2명의 위원이 ‘전형적인 대기업 봐주기’라며 반발해 사퇴했다.

이와 관련 일부 법조인 100여명은 “국민연금이 기계적으로 경영진에 우호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법적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이라며 보건복지부 장관과 국민연금이사장을 대상으로 집단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이른바 오너리스크를 간과했다는 것이다.
 
또 최근 하나금융은 발행주식의 9.3%를 가진 국민연금에 사외이사를 파견해달라고 자청했다. 국민연금 사외이사 요청은 다른 상장사로 확산될 조짐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

국민들의 노후를 위해 연금 수익성을 높일 책임이 있는 국민연금이 법상 주어진 의결권 행사에 나서는 것은 옳다. 문제는 현재 여건에서 국민연금이 제대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먼저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가 시비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국민연금의 경영진 선임과 운영이 정부로부터 독립되어야 한다. 지금처럼 국민연금 이사장이 정부로부터 임명되는 데다 위원회 구성원 상당수가 정부로부터 위촉된 상황에서 의결권의 타당성은 늘 도마위에 오를 수 밖에 없다. SK주총건에서 보듯 위원 2명이 위원회의 공식 의견에 불복하는 사태가 빚어진 것도 내심 위원회 결정에 정부입김이 들어갔다는 의구심탓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위원회에 야당 측 추천 인사를 더 넣는다고 공정성이나 전문성을 강화할 수도 없을 것이다.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정치권이 ‘경제민주화’라며 대기업에 영향력을 강화하는 방편으로 국민연금을 활용하려 한다면 진통과 부작용이 적지 않을 것이다.
  또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가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기업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전제되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의결권 행사를 위해 정부, 재계대표,근로자대표,연금가입자 대표 등 총 9명으로 구성된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는 한계가 있다.

현실적으로 국민연금이 주식을 갖고 있는 수백, 수천개 기업에 대해 연금측이나 위원회 구성원이 속속들이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소수의 전문위원회보다는 외국처럼 주주들의 의결권을 대행해주거나 기업정보를 제공해주는 회사들의 도움을 받아야 할 것이다. 국민연금의 독립성과 충분한 기업정보 확보 등의 여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면 우선은 의결권을 배당률이나 중대한 현안 등 한정된 범위내에서 행사하는 것이 안전한 대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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