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들, 구글과의 `융합` 아직 멀었다..이유는?

김현아 기자I 2012.02.10 09:03:20

지난 연말 현대차그룹 IT담당 임원들 구글 본사 방문..검토 수준
한국GM, 포스코, 한진도 미미..전사 SW 변화·비용 부담때문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2월 10일자 10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지난 해 12월 현대자동차(005380)그룹의 정보기술(IT) 임원 12명이 구글 본사에서 열린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세미나에 참석하자, 현대차가 정보관리 솔루션으로 구글 앱스를 택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현대차그룹 뿐 아니라 한국GM, 구글과 제휴한 포스코, 심지어 계열사 유니컨버스를 가진 한진(002320)그룹도 구글 클라우드 도입을 미적거리고 있다. 유니컨버스는 한진 3세인 조원태 대한항공(003490) 전무가 운영하는 콜센터 아웃소싱 업체로 구글의 리셀러(reseller)이기도 하다.

전 세계 판매망을 갖춘 국내 제조 대기업들에 대용량 데이터 처리에 강점이 있는 구글 클라우드는 효율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지금은 전사적 소프트웨어(SW) 플랫폼을 구글로 바꿔야 하는 부담과 직원 1명 당 50달러에 달하는 라이센스 비용 때문에 주저하고 있다.
 
◇ 현대차 구글 앱스는 아직..구글 맵 적용된 '테슬라 모델S'엔 관심

현대차 한 임원은 10일 "12월 구글 본사를 간 것은 실리콘밸리 방문 길에 이뤄진 것"이라면서 "비즈니스 차원이었다면 여럿이 출장 갔겠냐, 구글 앱스 도입은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차는 구글 맵이 들어간 17인치 터치스크린을 장착한 테슬라의 전기차 모델 S에 대해선 관심을 보였다. 그는 "테슬라 모델 S의 경우 전면이 터치 디스플레이로 디자인돼 에어콘이나 라디오를 켜고 끄는 모든 기능을 소프트웨어 키로 해결한다"면서 "안전 문제로 내연기관차는 아직 하드키(버튼)가 필요하다고 보지만 한 대 구매해 연구할만 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 모델S에 구글 맵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가 적용됐고 구글 맵의 콘텐츠 연동은 구글 앱스로 이뤄지는 만큼, 인포테인먼트 분야에서 현대차와 구글간 제휴가 굳건해지면 현대차그룹내 구글 앱스 도입이 본격화될 가능성도 있다.

▲ 지난 1월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공개된 전기차 테슬라 S모델. 구글 맵이 적용된 17인치 디지털 터치 디스플레이가 장착됐는데, 자동차 안의 모든 기능을 소프트웨어 방식으로 구현했으며 버튼 대신 터치로 작동한다. 이 차의 가격은 4만9000달러 정도다.
한국GM 역시 GM 글로벌 차원에서 구글 앱스 도입을 검토중이나 지지부진하다.
 
지난해 에릭슈미츠 구글 회장 방한을 계기로 구글 엔터프라이즈 도입을 선언한 포스코 역시 구체적인 움직임은 미미하다는 평가다. 
 
구글의 한 리셀러는 "GM의 경우 2013년 6월이 돼야 IBM 로터스 노츠 계약이 끝나 한국GM도 눈치만 보고 있는 상태"라면서 "포스코도 양해각서(MOU)만 체결했지 전사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행보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기업 관계자는 "한진 3세인 조원태 대한항공 전무가 유니컨버스라는 구글 리셀러를 하고 있지만, 한진그룹 조차 구글 앱스 도입을 안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 대기업이 신중한 이유는?..전사 SW 플랫폼 채택에 부담
 
대기업들이 신중한 이유는 구글 앱스 도입이 단순히 사내 정보관리시스템에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생산 제품에 들어가는 정보기술도 구글 것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 자동차 회사에서 구글 앱스를 도입하면 이 게 구글 맵의 콘텐츠 인프라가 되기 때문에 자동차용 SW 플랫폼도 구글이 유리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다소 심심한 디자인과 다소 비싼 가격도 발목을 잡고 있다는 평가다. 구글 리셀러는 "구글 앱스를 도입하면 복잡한 전사적자원관리(ERP)에 접속하지 않아도 글로벌 지점간에 워크플로우와 회계정보 등을 이용한 실시간 협업이 가능하나, 한국인 정서에 안 맞는 심플한 디자인과 1인당 50달러, 직원 4천명이면 1년에 2억원 정도 하는 비용 때문에 구글 앱스 대신 직접 구축하겠다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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