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대기업들이 아직 현금결제를 제대로 하지 않아요. 오히려 최근에는 어음 발행이 늘어났어요"
박희재 에스엔유프리시전 사장이 지난 30일 강원도 원주에서 열린 `삼성전자-협력사 동반성장 워크숍`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말이다. 에스엔유프리시전은 반도체·LCD 검사장비 분야 세계 1위 기업이다.
박 사장은 "상생협력의 가장 큰 핵심은 거래 결제라고 생각하는데, 대기업들중 현금결제를 제대로 해주는 곳은 삼성전자(005930) 정도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대기업들은 현금 결제를 한다고 하지만, 6~9개월짜리 어음 발행은 기본"이라면서 "협력사들은 그걸 받아 현금화 해야 하는데, 신용이 꽉찬 중소기업들은 그럴 수도 없다"고 답답해 했다.
정부의 동반성장 추진 방향에 맞춰 대기업들이 앞다퉈 협력사들과의 상생협력 방안을 내놨지만,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이는 유럽의 재정위기, 미국의 더블딥 우려 등 글로벌 경제 위기 상황과 맞물려 국내 대기업들의 경영 상황이 크게 악화된 탓도 큰 것으로 풀이된다.
박 사장은 "대기업들이 최근 들어 협력사들에게 (어음 발행에 대해) 많이 협조를 구하고 있다"며 "요새 협력사 모임에 나가면 그런 요청을 받았는데 골치 아프다고 얘기하는 사장들이 많다"고 말했다.
최근의 반도체·LCD 경기 악화는 박 사장의 가장 큰 걱정 거리다. 그는 "공급 과잉 등으로 반도체, LCD 경기가 나빠지면서 협력회사들도 안정적인 협력· 거래 관계 유지가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면서 "대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계속 경쟁력을 갖고, 리더십을 잃지 않았으면 하는 게 바람"이라고 전했다.
한편, 인쇄회로기판을 만드는 대덕전자의 김영재 부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이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는 "중국 기업들 때문에 가전· PC에 들어가는 인쇄회로 기판 비즈니스를 접었다"며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이 심해지면서 원가절감, 생산성 등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대기업들이 국제경쟁을 해야 해서 해외로 많이 이전하고 있는데 협력사들은 어떻게 따라가고 어떤 식으로 대처해야 할 지가 고민"이라며 "국가경쟁력의 문제니까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생산기지 이전은 협력회사들에겐 어려운 숙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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