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더멘털을 본다`..노르웨이 국부펀드의 투자법

이정훈 기자I 2011.08.13 04:00:21

"美·佛 이상없다..스페인은 스스로 신뢰 얻어라"
미국채 포지션 유지..스페인 국채는 10%이상 축소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펀더멘탈에 충실하라.` 총 5600억달러나 되는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거대 국부펀드인 노르웨이 정부연금기금, 일명 `오일펀드`가 시장에 던지는 화두다.

12일(현지시간) 지난 2분기 운용실적을 공개한 노르웨이 오일펀드는 우려속에서도 미국 국채 보유를 종전대로 유지한 반면 불안이 감지됐던 스페인 국채를 대거 내다 판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운용자금중 39.4%에 해당하는 2200억달러 정도를 채권으로 가지고 있는 오일펀드는 스페인 국채 보유규모를 1분기말에 비해 10.3%나 낮은 47억7000만달러로 줄였다. 이탈리아 국채도 0.2% 줄여 122억800만달러로 축소했다.

이 덕에 2분기중 주식 투자로는 0.7% 손실을 본 오일펀드는 채권으로는 1.8% 수익을 냈다.

이 국부펀드를 책임지고 있는 잉베 슬링스타드(사진) 최고책임자는 이같은 투자 결정을 가른 기준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각 국가별 펀더멘털이라고 강조했다.

슬링스타드 최고책임자는 이날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사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강등했지만, 이는 결정적으로 우리가 대규모로 보유하고 있는 미 국채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가등급 강등은 미국 경제에 충격을 주지도 않을 것이고 미국 국채의 신뢰도에 타격을 주지도 않을 것"이라며 결국 중요한 것은 미국의 거시경제 지표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경제가 당초 예상보다는 더딘 속도를 내고 있지만 최근 몇주일간 지표들을 보면 완만하게나마 회복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며 "국가등급은 이런 거시적인 그림이 아니고 미시적인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최근 국가신용등급 강등 루머까지 나돌며 불안조짐을 보이고 있는 프랑스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일까?

슬링스타드 최고책임자는 "프랑스 국채도 많이 가지고 있지만 불안해하지 않는다"며 "미국에 비해 더 안정적인 펀더멘털을 가지고 있는 나라인 만큼 근거없는 루머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2분기에 국채를 주로 내다 팔았던 스페인에 대해서는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유럽중앙은행(ECB)의 도움을 받으면서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스스로 시장에서 신뢰를 얻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신뢰 확보 전까지는 아직 미덥지 않다는 의미다. 그런 맥락에서 2분기 국채 매도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높았던 스페인 익스포저를 줄여 중립적인 포지션으로 가기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제 시장에서는 스페인을 넘어 이탈리아로 위기가 전염되는 양상"이라며 이탈리아에 대해서도 우려의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는 이미 남유럽 국가들의 국채를 지난 2009년 이후로 거의 절반 수준으로 줄여놓았다"며 "우리 펀드로 매주 10억달러 정도의 캐쉬플로우가 들어오긴 하지만 앞으로도 이 돈을 남유럽시장에서 국채를 사는데 쓰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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