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용자수 1억+알파..`런런의 힘`
지난해 말부터 불붙기 시작한 중국 인터넷 기업들의 미국 상장 열기. 지난 5월 4일, 중국 최대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기업 런런(人人)이 상장하며 열기는 정점에 달했다. 런런은 공모가인 14달러보다 39% 높은 19.5달러에 거래를 시작했으며 종가 역시 공모가보다 28.6% 높은 18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런런은 미국주식예탁증서(ADR) 5310만주를 매각하며 7억4340만달러를 조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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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중 런런의 시가총액은 한때 약 80억달러에 육박했다.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인 신랑(新浪)의 시가총액 약 75억달러를 넘어설 만큼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셈이다. 런런의 CEO인 천이저우(陳一舟)가 소유한 2억7000만주의 지분가치는 이날 약 18억달러에 달했다.
런런이 이렇게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비결은 무엇일까? 우선 매출액을 살펴보자. 런런은 지난 회계년도(올해 3월31일까지) 7700만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했지만 흑자를 내지는 못했다. 적자폭은 110만달러였다.
런런의 힘은 바로 사용자 수에 있었다. 지난 3월말을 기준으로 한 런런의 사용자 수는 1억1700만명에 달하고 최근 매달 200만명의 증가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인터넷 사용자 수가 4억5900만명에 달하지만, 아직 인구의 3분의 2가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지 않고 게다가 미국보다 성장속도가 3배 이상 빠르다는 것에 미국의 투자자들이 선뜻 높은 가치를 부여한 것이다.
◇ 중국판 `페북`..맞긴 하니?
런런이 중국의 페이스북이라는 주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 역시 다양하다. 중국 2위 포털사이트인 소후(搜狐) CEO인 장차오양(張朝陽)은 현재 미국에 상장하는 중국 인터넷 기업들의 버블을 최근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그는 중국 인터넷 기업들이 자신들을 페이스북, 트위터, 아마존 같은 기업들과 비유하고 있고 비록 런런이 페이스북과 비슷하긴 하지만, 아직 중국의 페이스북이라 할만한 위치에 오른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처럼 선두기업이 세부시장을 장악중인 미국과는 달리 중국은 해당 분야에서 아직도 다수 기업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SNS만 하더라도 런런의 점유율이 25%로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카이신왕(開心網)이 그 뒤를 이어 19.4%, 메신저로 유명한 QQ의 펑요우(朋友)가 18.1%로 치열한 경쟁중이다.
또한 미국의 IT 전문 블로그미디어인 테크크런치는 매출액 대비 시가총액으로 계산한 런런의 기업가치가 페이스북을 넘어섰지만, 런런은 영향력 등에서 페이스북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 그래도 상장 행렬은 `Go!Go!`
최근 중국 언론은 중국 인터넷 기업들의 상장 열기를 2000년의 나스닥 버블 시기와 비교할 정도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 유력 경제지인 경제관찰보에 따르면 4월26일 기준 미국에 상장한 중국 20개 IT기업의 주가수익비율이 66.8배에 이른 반면, 미국 20개 주요 IT기업의 주가수익비율은 39.5배에 그친다.
중국 인터넷 기업들은 올해를 상장의 최적 시기로 보고있다. 현재 런런에 이어 미디어 기업인 펑황신매체(鳳凰新媒體), 결혼 정보업체인 스지자롄(世紀佳緣),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투도우(土豆) 등이 연이어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페이스북의 상장을 인터넷 기업 활황장세의 분수령으로 여기고 그전에 상장을 서두루고 있다는 소식이다. 페이스북 상장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2012년 안에는 상장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런런의 기업공개(IPO) 역시 페이스북보다 세계 최초로 상장한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기업이기에 가능했던 면도 있다고 한다. 그런만큼 중국 인터넷 기업들의 미국증시 상장은 당분간 큰 뉴스거리로 이어질 전망이다.
(글쓴이 김재현 : 상하이 교통대학 기업금융 박사과정, 前 우상투자자문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