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 | 이 기사는 03월 24일 14시 45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이데일리 김일문 기자] 두산(000150)그룹 계열 할부금융사 두산캐피탈이 500억원 유상증자에 나선다. 그 배경에는 재무구조 악화가 자리잡고 있다. 리스 자산의 부실화가 심화되면서 자산 건전성이 떨어지는 동시에 수익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두산캐피탈은 최근 800만주 유상증자를 실시키로 했다. 발행가격은 6250원(액면가 5000원)으로 모집금액은 500억원에 이른다. 주주배정 방식으로 진행, 주주보유주식 1주당 0.4925주를 배정해 다음달 25일 청약을 거쳐 28일(납입일) 마무리짓는 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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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채권이 증가하면서 대손충당금 역시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 2009년 381억원에 불과했던 두산캐피탈의 대손충당금 실적립액은 작년 1~3분기까지 400억원대 수준을 유지하다가 4분기 급증해 작년말에는 1078억원으로 전년비 3배 가까이 늘어난 상황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수익성도 크게 나빠지고 있다. 지난 2009년 22억원의 영업이익과 1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던 두산캐피탈은 작년말에는 637억원의 영업손실과 467억원의 순손실로 적자전환됐다.
이처럼 두산캐피탈의 재무와 손익이 악화되는 가장 이유는 자금 운용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리스사업과 부동산 PF대출 때문이다. 작년 3분기를 기준으로 전체 1조9281억원(충당금 차감전)의 대출금 가운데 리스 자산은 9614억원, PF를 포함한 일반대출은 5501억원에 달한다.
해운업황이 악화되는 동시에 부동산 경기 침체로 워크아웃 건설사들이 늘면서 선박 리스(작년 3분기 기준 약 2000억원)와 부동산PF 대출(1156억원)의 회수 가능성이 희박해졌고, 이는 대손비용 부담 증가와 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진 셈이다.
실제로 전체 대손 충당금 가운데 작년 12월 두산캐피탈의 리스 자산 대손충당금은 3개월전보다 300억원 급증한 1088억원, 부동산 PF대출을 포함한 대출채권 충당금은 같은 기간 170억원 늘어난 316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는 손익계산서상 대손상각비(기타 영업비용)으로 잡히면서 실적을 갉아먹는 주범이 됐다. 두산캐피탈의 작년 분기 평균 기타영업 비용은 150억원 가량이었지만 4분기에만 71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한편 시장에서는 부실을 털어내는 과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신평사 관계자는 "두산캐피탈이 부실채권을 일부러 드러내 털고 가겠다는 의미에서 적자를 낸 것으로 보인다"며 "손실이 난 부분은 좋지 않은 결과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이를 나쁘게만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그 동안 두산캐피탈의 자산건전성에 대해 우려해 왔던게 사실이었는데, 작년 대표이사가 바뀌고, 앞으로는 부실을 줄여 건전한 할부리스 위주로 가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도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그는 "그 동안 부실 자산이 많아 투자 유니버스에서 제외한 상황이지만 전반적인 위험도가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해, 다시 유니버스에 포함시킬지 여부를 검토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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