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형 쏘나타 출시와 맞물려 도요타 캠리가 국내 시장에 상륙하면서 두 베스트셀링카의 맞대결이 자동차 시장을 그야말로 뜨겁게 달구고 있다. 특히 현대자동차(005380)가 비교시승회를 개최한다고 밝히면서 타오르는 불꽃에 기름을 부었다.
쏘나타는 1985년 1세대 출시 이후 6세대 신형 쏘나타에 이르기까지 약 464만대 가량 팔린 대표적인 한국형 패밀리 세단. `확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신형 쏘나타는 지난 9월 출시된 이후 두 달 연속 국내 베스트셀링카에 올랐다. 현재까지 계약대수는 약 8만6000여대.
`글로벌 패밀리 세단의 표준`을 표방하는 캠리는 지난 2002년부터 2008년까지 7년 연속 미국 베스트셀링카로 이름을 날렸고, 2008년말 기준으로 전세계에서 1200만대 이상 판매됐다. 국내 시장에 출시한 지 보름 남짓 지난 현재까지 계약대수는 2600여대.
국내 판매 성적만으로는 쏘나타가 앞서고 있지만 협소한 국내 수입차 시장, 도요타의 제한적인 수입 물량 등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할 때 판매 수치만으로 우열을 가리는 것은 정당하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직접 타 본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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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일리쉬한 패셔니스타 vs 스마트한 댄디
결론부터 말하자면 디자인은 쏘나타가 판정승. `스타일리쉬한 패셔니스타`를 연상시킨다.
우선 난을 모티브로 한 유려한 선의 흐름이 빼어나다. 후면부로 무게를 더하며 비스듬히 올라간 선은 정지 상태에서도 달리는 듯한 속도감을 구현한다. 크롬 장식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눈꼬리가 올라간 모양의 헤드램프는 세련되고 날렵해 강인한 인상을 남긴다.
이에 비해 무난함을 지나치게 강조한 캠리는 다소 무뚝뚝해 보인다. `수입차=세련됨`을 머릿속에 떠올리는 한국인들에게 첫 인상만으로 어필하기에는 부족한 감이 없지 않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튀지 않는 이미지는 오래도록 질리지 않을 것 같다. `스마트한 댄디` 스타일이다.
센터페시아 등 실내 디자인도 쏘나타가 더 세련됐다. 유기적인 면과 선의 연결로 외관과 통일감을 이뤘고, 블랙 하이그로시를 사용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반면 캠리의 경우 변속기와 손잡이에만 우드 그레인을 적용한데다 베이지톤을 써 전체적으로 평범했다.
◇ 넉넉한 캠리 vs 친절한 쏘나타
패밀리 세단이 갖춰야 할 필수 덕목인 실내 공간을 비교해보면 캠리가 더 넉넉했다. 제원표상으로는 쏘나타(전장 4820mm, 전폭 1835mm)가 캠리(전장 4815mm, 전폭 1820mm)보다 넓지만 실제 앉아보면 뒷좌석의 경우 무릎과 앞좌석 시트 사이 공간과 헤드룸 등이 캠리가 더 여유로웠다.
편의사양은 쏘나타가 더 친절하다. 쏘나타는 버튼시동식 스마트키 방식이지만 캠리는 자동차 키를 꽂아 돌려야 한다.
네비게이션도 현대차는 성능 등을 고려해 국산 네비게이션 가운데 선택이 가능하지만 수입차인 캠리의 경우 선택의 여지가 없다. 일본 부품업체 덴소에서 만든 기본 사양으로 장착된 네비게이션은 SD카드 방식이 아니라 DVD 방식이라서 빠른 업데이트가 불가능하고, 과속 카메라를 경고해주는 기능도 없다.
에어백의 경우 캠리는 동급에서 유일한 무릎 에어백 등 7개의 에어백이 기본으로 장착됐다. 쏘나타는 운전석·동승석 에어백은 기본 제공되지만 측면·커튼 에어백은 옵션이다.
◇ 성능·정숙성은 캠리가 한 수 위
먼저 캠리를 타봤다. 일본차의 정숙함을 몸소 확인할 수 있었다. 시동을 걸었는지 착각이 들 정도로 조용하다. 가속페달을 밟았다. 시속 150km까지 부드럽게 올라간다. 가속페달을 밟을 때조차 엔진음이 조용하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나 코너를 돌 때에도 흔들림이 적어 쾌적한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시승을 통해 확인할 수 없었지만 캠리의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내구성. `10년간 엔진오일만 바꿔 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내구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미국 중고차 시장에서 좀처럼 가격이 내려가지 않는 이유도 바로 내구성 때문.
전체적으로 기본에 충실한 모범생이라 할 만하다. 미국에서 총 11회 베스트셀링카에 오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국내에 시판된 캠리는 직렬 4기통의 2500cc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XLE`급. 최고출력 175마력, 최대토크 23.6kg.m로 연비는 리터당 12km다.
쏘나타의 엔진 배기량은 2000cc여서 캠리와 주행 성능을 비교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시동을 걸때 정숙함은 종전 모델에 비해 개선됐지만 가속페달을 밟으면 엔진 소음이 들린다. 페달을 밟은 뒤 속도 반응도 다소 느린 편. 캠리와 배기량 차이가 실감나는 부분이다.
핸들링과 코너링은 안정적이다. 쏘나타는 중형차로는 처음으로 `진폭 감응형 댐퍼`를 장착했다. 주행조건에 따라 서스펜션 댐퍼의 감쇠력을 최적화함으로써 승차감과 조정 안정성을 향상시킨 시스템이다.
2000cc급 엔진이 탑재된 쏘나타의 최고출력은 165마력, 최대토크는 20.2kg.m다. 연비는 리터당 12.8km.
현대차는 내년 1월 2400cc급 쏘나타를 출시할 예정이다. 2400cc급이 출시되면 성능 부문에서도 캠리와의 `진검승부`가 가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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