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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를 개발하다

강동완 기자I 2008.06.16 14:00:00

[유재수의 컨설팅 일지]<5> 벨기에 맥주전문점

[이데일리 EFN 강동완기자] 시장은 변하고 고객은 새로운 것을 원한다. 시장과 고객의 변화에 대응해서 새로운 아이템이 출현하는 것은 시대정신의 한 단면이다. 최근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문을 연 벨기에 맥주전문점 벨고의 업종개발 단계부터 오픈까지의 과정에 얽힌 숨은 이야기를 창업개발연구원 유재수 원장을 통해 들어본다.(편집자주) 

2008년 2월 말경 우리 회사 점포개발팀의 움직임도 바빠지기 시작했다. 점포개발팀에 제시된 점포조건은 첫째, 오피스와 주거면적이 적정하게 조화를 이룬 혼합 상권일 것, 둘째 점포면적이 100평 정도인 1층 매장일 것, 셋째 권리금이 없거나 매우 낮은 신축 건물 중에서 찾을 것 등 매우 까다로운 것이었다.

사실상 않는 공상소설과 같은 조건이다. 그런 점포는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이곳 저곳에서 매물정보 보고서가 팩스를 통해 회사로 들어왔지만 3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점포는 좀처럼 나타날 기미를 보이질 않았다.

그동안 입지개발 경험에서 필자가 터득한 진리는 부동산 가격처럼 정직한 것도 없다는 것이다. 부동산 가격은 거래자들의 욕망이 첨예하게 부딪히며 생물처럼 변화한다. 권리금, 보증금, 임대료라는 명목으로 적절하게 그 가격을 형성해 나간다.
 
점포 그 자체의 성격 뿐만 아니라 거래 당사자들의 긴급성, 협상력 등도 반영된다.

우리 회사 점포개발팀은 그 무렵 7-8개의 후보 점포를 놓고 상권분석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빼어난 점포를 찾지 못하고 지루한 공방전만 계속하고 있었고, 약간씩 초조해지기 시작한 상황이었다.

2월 말 어느날 필자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그동안 여러 곳에서 제공받은 매물정보는 모두 백지로 돌리고 원점에서 다시 점포개발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이런 회의를 진행한 첫날 점포를 결정할 수 있었던 것은 필자에게는 큰 행운이었다.

행운의 점포를 발견한 것은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선릉역 상권의 가운데에서 였다. 선릉역 상권의 거래하던 부동산 업소를 향해 걸어가던 필자는 한눈에도 잘 지어놓은 신축건물의 1층 점포가 눈에 들어온 것이다.

출점예상 점포에 대해 면밀한 입지와 상권분석 작업을 진행시켰다.
 
포스코 본사에서 선릉역 방향의 먹자골목 입구에 위치하고 있는 점포는 폭 10m의 도로와 접해 있고, 전면 너비가 넓고 층고도 높아 필자가 계획하고 있는 벨기에 맥주 전문점을 개발하기에 매우 좋은 입지라고 판단되었다. 점포 앞과 뒤편에 테라스와 정원을 꾸밀 수 있는 공간까지 있어 금상첨화였다.

출점예정지역인 선릉역 대치동상권은 테헤란로의 중심으로 강남, 강북, 도심 방향에서 접근이 용이하고 지하철 2호선과 더불어 분당선의 연계로 상권의 폭이 넓어져 성장하는 상권이다. 출점 예상 입지는 신축 대형 건물들과 재개발 아파트들로 인해 주거인구와 유동인구가 모두 늘어나고 있어 전망이 매우 밝았다.

다음날부터 본격적인 가격협상과 계약과정은 빠른 속도로 진행되었다. 그 과정에서 필자가 좋은 점포를 탐색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건물주도 건물 전면 1층에 고깃집 등 미관상 좋지 않다고 생각되는 업종을 배제하기 위해 시간을 갖고 입주업체를 고르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후일담이지만 필자가 건물주에게 전달한 리플릿 한 장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것은 일본 벤치마킹 중에 수집해온 안트워프 식스의 리플릿으로 그 내용 중에 지금까지 많이 보아왔던 맥주집과는 다른 모습의 벨지안 비어 카페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
 
까다롭게 입주업체를 고르고 있었던 건물주도 품격높은 유럽 문화와 전통을 느끼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들어서는 것에 대해 만족을 표한 것이다.

[문의] 한국창업개발연구원 (02)501-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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