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edaily 정명수특파원] 미국 경기는 정점을 지난 것일까, 아니면 꾸준히 확장되고 있는 것일까. 컨퍼런스보드의 소비자신뢰지수가 예상밖으로 큰 폭 상승하면서 `확장론`이 힘을 얻는듯했으나 28일(현지시간) 발표된 6월 내구재 주문과 베이지북은 경기논쟁을 원점으로 돌려놨다.
6월 내구재 주문은 기대(1.9% 증가)와 달리 0.7% 상승하는데 그쳤다. 2개월 연속 감소에도 불구하고 증가폭이 미미했던 것. 하지만 기업 설비투자와 직접 관련된 지표는 상대적으로 더 많이 늘어나 이견을 낳고 있다.
지역연방은행의 경기보고서를 종합한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베이지북`도 속시원한 답을 제시하지 못했다. 베이지북은 "미국 경제가 성장하고 있지만, 그 속도는 둔화되고 있다"는 다소 모호한 분석을 내놨다.
◇내구재 주문의 명암
내구재 주문은 변동성이 심한 경제지표다. 이라크 전쟁이후에는 항공기, 운송장비 등 방위산업 관련 주문이 내구재 주문의 방향을 결정하는 일이 자주있다.
내구재 주문은 그러나 기업들의 투자와 관련된 항목이 대부분이어서 향후 경기 흐름을 감지하는 선행지표 역할도 한다.
6월 내구재 주문도 이같은 특성이 그대로 나타났다. 일단 헤드라인이 전월대비 0.7% 증가하는데 그쳤다. 자동차를 제외하면 0.6% 감소, 3개월째 내구재 주문이 줄어들었다.
항공기 등 운송장비 주문은 4.2% 늘어났다. 이는 대부분 방위산업용 주문이다. 자동차 주문도 1.3% 늘어났다. 방위산업과 관련된 내구재 주문을 제외하면 다른 내구재 주문은 0.4% 감소했다. 역시 3개월째 감소다.
다만 기업 설비투자의 실질적인 지표로 쓰이는 비국방 핵심 자본재(항공기 제외) 주문은 1.1% 증가해, 3개월만에 증가세로 반전됐다. 핵심 자본재 출하도 2%나 늘었다. 기업들이 경기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는 증거다.
베어스턴스는 국방용 주문과 함께 핵심자본재 주문의 증가를 보다 적극적으로 해석했다.
베어스턴스는 "운송장비 주문 증가는 지역 제조업 서베이에 즉각적으로 반영될 것"이라며 "필라델피아 제조업 지수,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가 강하게 반등하면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완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6월 내구재 주문 자체는 방산, 비방산 부문에서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여줬지만, 여기서 파생되는 다른 제조업 경기지표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연준리, 경기논쟁 `중립`
연준리 베이지북은 경기 논쟁과 관련, 중립을 견지했다. 연준리는 일단 6월, 7월초 경제활동이 계속해서 확장 중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몇몇 지역연방은행들은 확장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는 보고를 올려보냈다고 덧붙였다. 소매판매와 자동차 매출이 미약하다는 것.
연준리는 고용시장은 개선되고 있으며, 인플레가 가속되고 있다는 보고는 없었다고 밝혔다.
베이지북의 논조는 기본적으로 그린스펀 의장의 경기관과 일치한다. "속도가 일시적으로 느려지고 있지만, 경기는 계속 확장 중이고, 인플레는 안정적"이라는 것.
연준리는 "경기가 꺾였다"는 주장에도, "경기가 과열"이라는 주장에도, "인플레가 걱정된다"는 주장에도 모두 `글쎄`라고 답한 셈이다.
◇경기 논쟁은 현재진행형
인사이트이코노믹스의 스티븐 우드 사장은 "4월, 5월과 달리 성장이 여전히 강한 편"이라며 "현재 미국 경제는 연초 보여줬던 급격한 성장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 국면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쨌든 기업 투자가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고, 경기 확장은 계속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나로프이코노믹어드바이저즈의 수석 이코노미트스 조엘 나로프는 "6월 지표의 둔화는 우려할 만한 것이 아니다"며 "경제가 급성장하는 단계는 지났지만, 성장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FAO이코노믹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로버트 부르스카는 "선적 증가율이 급격하게 떨어졌고, 재고가 축적되고 있다"며 "재고 증가가 출하선적을 앞지른다는 것은 결국 생산이 둔화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싱크에쿼티파트너즈의 이코노미스트 맷 존슨은 "내구재가 예상만큼 좋지 않았다는 것은 2분기 전체적으로 투자가 약했다는 것이고, 이는 3분기 초반 경기 둔화를 암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MFG글로발인베스트먼트의 빌 체니는 "내구재 주문의 변동성을 감안, 6월 지표에 너무 큰 신뢰를 두지는 않는다"며 "일단 헤드라인 숫자가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것은 경기회복이 꺾였다는 신호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