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美국채 30년물, 25년만에 최고 금리 발행의 의미는?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김윤지 기자I 2026.08.15 00:00:04

Google 검색에서 이데일리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수요 여전하나 금리 수준 높아야 팔려
정부부채 급증·고물가 지속 우려 반영
빅테크 회사채 급증도 공급 부담 키워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미국 정부가 30년 만기 국채를 25년 만에 가장 높은 금리로 발행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급증한 정부 부채와 인플레이션 위험을 떠안는 대가로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는 것으로, 미국 정부의 장기 자금 조달 비용이 높아지면서 재정 부담이 한층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재무부가 진행한 250억달러 규모 30년물 국채 신규 발행 입찰에서 낙찰 금리는 5.216%로 2001년 8월 이후 가장 높았다. 응찰률은 2.39배로 수요는 비교적 양호했으나 전월(5.06%)이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직전인 2025년 1월(4.91%)과 비교하면 대폭 올랐다.

하루 전 420억달러 규모의 10년물 발행 수익률은 4.69%로 2007년 이후 가장 높았다.

이번 입찰은 미국 국가 부채가 40조달러에 육박한 가운데 이뤄졌다. 연방정부 부채는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규모를 넘어섰다. 초당파적 감시기관인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현재 추세대로라면 이 비율이 2030년까지 2차 세계대전 직후 기록한 GDP 대비 106%의 정점을 넘어선 뒤 2036년에는 120%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재정적자 확대에 따른 국채 공급 증가뿐 아니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장기 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가격 상승이 관세와 인공지능(AI) 인프라에 대한 대규모 지출로 이미 형성된 물가 상승 압력을 더 키우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높은 금리를 장기간 유지할 수 있다는 경계감이 커진 것이다.

미 재무부(사진=AFP)
미 재무부(사진=AFP)
분쟁이 절정에 달했던 지난 5월 연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미국의 연간 인플레이션율은 4.2%로 올라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물가 상승세는 다소 둔화해 이번 주 발표된 자료에서는 7월 인플레이션율이 3.4%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연준의 목표치를 크게 웃돌고 있다.

AI 투자 붐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도 급증했다. 연준이 과거처럼 주요 국채 매수자 역할을 하지 않고 있고 전통적인 장기 국채 수요도 약해진 점도 장기금리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올스프링 글로벌 인베스트먼츠의 글로벌 채권팀 포트폴리오 매니저 미할 스탄치크는 “재정적자가 여전히 크고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데다 연방준비제도(Fed)가 더 이상 주요 매수자가 아닌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는 정부 부채 공급을 떠안으라는 요구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과 재정 위험에 대해 계속 더 높은 보상을 요구한다면 국채 입찰이 계속 원활하게 소화되더라도 장기 금리는 5%를 웃도는 현재 수준에서 더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입찰은 장기 국채에 대한 수요가 사라졌다기보다 높은 금리를 지급해야만 투자자를 끌어들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TD증권의 미국 금리 전략 책임자 제나디 골드버그는 “장기물에 분명 일부 역풍이 있지만 이번 주 공급 물량이 강하게 소화됐다는 점은 수요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다만 그에 맞는 가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기채 발행은 지난주부터 시장의 관심사였다. 미 재무부 당국자들이 최근 분기별 차입 정책 성명에서 예상치 못하게 문구를 수정했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향후 이표채(정기적으로 이자를 지급하는 채권)와 변동금리채 발행 규모의 잠재적인 ‘증가’를 계속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번에는 잠재적인 ‘변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표현을 바꿨다.

채권 투자자들은 이를 장기채 시장의 부담이 커질 경우 재무부가 장기물 발행 규모를 줄일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했다. 시장에서는 재무부가 향후 고정금리 국채 입찰 규모를 늘릴 경우 만기가보다 짧은 만기의 국채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재무부는 이미 최근 몇 년 동안 만기 1년 이하 단기국채 비중을 늘려왔다. 장기물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만기가 빨리 돌아오는 만큼 정부가 더 자주 국채를 새로 발행해야 해 차환 위험은 커진다.

BTG 팩추얼 애셋 매니지먼트 US의 매니징 파트너 존 패스는 “내가 보기에 유일하게 명확한 해결책은 미국 정부가 예산을 긴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발행을 단기물 쪽으로 옮기려는 전체 전략에는 한계가 있다. 어느 정도까지만 할 수 있지 않겠느냐. 그 이상이 되면 내가 보기에는 무책임하다고 할 만한 상황이 된다”고 말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