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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잡는 폭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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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무 기자I 2026.08.03 00: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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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처음으로 '폭염 취소'
취소 경기 몰릴 땐 선수 관리 힘들어
가을야구 진출 변수로 작용할 수도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기록적인 폭염이 프로야구 순위 경쟁의 판도까지 흔들기 시작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삼성라이온즈 대 롯데자이언츠 전과 창원NC파크에서 예정됐던 KIA타이거즈 대 NC 다이노스 전을 폭염으로 취소했다.

무더위를 식히는 야구장 물대포. 사진=연합뉴스
무더위를 식히는 야구장 물대포. 사진=연합뉴스
올 시즌 프로야구 경기가 폭염 때문에 취소된 것은 처음이다. 부산과 창원에는 폭염 중대경보가 내려졌고, 경기 시작 시간에도 기온이 섭씨 37도를 웃돌 것으로 예상됐다. KBO는 선수와 관중의 안전을 고려해 취소를 결정했다.

폭염은 선수들의 경기력을 직접적으로 떨어뜨린다. 땀을 많이 흘리면 탈수와 근육 경련 위험이 커지고 집중력도 낮아진다. 경기 내내 마운드에 서있는 투수는 구위와 제구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야수는 순간적인 판단이 필요한 수비에서 실수를 범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무엇보다 두꺼운 보호 장비를 착용하고 장시간 쪼그려 앉아있는 포수의 부담은 어마어마하다.

관중석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햇볕에 달궈진 좌석에서 장시간 경기를 보거나 입장 전 야외에서 기다리는 과정에서 어지럼증과 탈진 등 온열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경기 개최 여부를 결정할 때 기온뿐 아니라 습도와 그라운드 온도, 관중석의 그늘 유무 등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원형 두산 감독은 “이런 날씨에는 선수들의 건강 관리가 쉽지 않다”며 “하루 이틀이 아니라 더위로 인한 피로가 계속 쌓이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폭염은 이미 순위표에도 영향을 줬다. 선두 삼성이 경기를 치르지 않은 사이 KT위즈가 한화이글스를 꺾고 5연승을 달리며 승률에서 삼성을 앞서 1위로 올라섰다. 무더위로 인한 경기 취소가 순위 경쟁 흐름까지 바꾼 것이다.

무더위가 길어질수록 백업 선수가 풍부하고 불펜 운용에 여유가 있는 팀이 유리하다. 반면 주전 의존도가 높거나 불펜 소모가 큰 팀은 체력 저하가 성적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취소 경기가 시즌 막판에 몰리는 것도 문제다. 우천 취소까지 겹쳐 잔여 경기가 연달아 편성되면 이동과 연전 부담이 커진다. 선발 로테이션과 불펜 관리도 어려워진다. 순위 싸움이 가장 치열한 시기에 밀린 경기 일정이 가을야구 진출을 좌우할 수 있다.

기상청은 8월 중순까지 전국적으로 낮 기온이 30도 중반에 이르는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폭염을 얼마나 잘 견디고 선수들 체력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느냐가 경기력뿐 아니라 가을야구 진출 여부까지 좌우할 수 있다. 프로야구의 후반기 순위 경쟁에 ‘더위와의 전쟁’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끼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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