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환율은 연말 이벤트가 부재하고 거래량이 급감한 가운데 수급에 의해 움직였다. 다만 미국의 내년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이 지속되며 달러 약세 분위기는 지지됐다. 주 후반에는 달러인덱스가 100 레벨까지 떨어지며 지난 7월 이후 약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연말 네고(달러 매도) 물량이 출회되며 지난해 환율 종가는 1288원으로 하락 마감했다.
◇FOMC 의사록·美 12월 고용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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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언제부터 긴축 강도를 낮추는 게 적절할지를 둘러싼 논의가 가시화하기 시작했다”고 말해 시장에 충격을 줬다. 이날 이후 시장은 미국의 내년 조기 금리인하에 베팅하며 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30일 기준 연준이 내년 3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86.7%에 달했다. 의사록에서도 연준 내의 분위기가 비둘기적이라면 달러화 가치는 더욱 하락하며 환율은 하락 압력을 크게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5일에는 미국의 12월 고용보고서가 발표된다. 12월에는 점진적으로 고용 경기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고용시장이 서서히 냉각되는 신호가 나온다면 연준이 금리인하 하기에 좋은 여건이 된다. 시장에서 12월 비농업취업자수는 16만8000명으로 전월(19만9000명)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업률도 3.8%로 전월(3.7%)보다 0.1%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같은날 유로존은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발표한다. 유로존 물가는 9월에만 해도 4.3%로 좀처럼 내려오지 않았지만 10월에는 2.9%, 11월 2.4%까지 낮아졌다. 12월에는 전년 급등한 기저효과 완화되며 3개월 만에 3%대 복귀가 예상된다. 최근의 가파른 물가 안정 기대를 누그러뜨릴 가능성이 크다. 만약 시장의 예상보다 물가가 낮게 나와 2%대에 머문다면 유럽이 미국보다 금리인하를 먼저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며 유로화 약세, 달러화 강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환율은 상승할 수 있다.
◇환율 하락 VS 되돌림…엇갈리는 연초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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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환율 1200원대 안착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며 “12월 한국 수출 증가와 무역흑자 기조가 이어지면서 환율 상단을 제약하는 가운데 대중국 수요 회복 여부가 원화 강세 압력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국내은행의 한 딜러는 “시장의 방향성이 ‘아래’이기 때문에 환율 상단이 계속해서 제한될 듯 하다”고 전망했다.
반면 달러인덱스가 급하게 하락한 만큼, 내년 초에는 레벨 부담감에 되돌림을 보이며 환율은 반등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국내은행의 또 다른 딜러는 “달러인덱스가 100까지 내려오면서 환율도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어, 환율은 1260~1272원까지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금리인하 선반영으로 미국채 금리도 과하게 내려왔고, 달러인덱스도 100 레벨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내년 초에는 되돌림이 있을 것 같다”며 “시장의 기대가 과하기 때문에 반대 포지션이 조금만 커져도 환율은 튈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