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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간(11일~15일) 우리나라 국고채 금리는 10bp(1bp=0.01%포인트) 넘게 급락하며 일제히 기준금리를 하회했다. 지표물인 3년물은 18bp, 10년물은 17.6bp 하락하며 각각 3.281%, 3.358%에 마감했다. 채권 금리 하락은 채권 가격 상승이다. 같은 기간 미국채 금리는 2년물이 27.4bp 내린 4.449%, 10년물은 무려 31.4bp 내린 3.915%에 거래를 마쳤다.
당분간 국고채가 미국채의 하락폭을 따라가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보험사 채권 운용역은 “지금 미국 기준금리가 5.5% 수준인데 여기서 근원물가 4.0%만 단순하게 빼도 150bp의 갭이 나온다”면서 “하지만 한국은 근원물가 3.3%인데 기준금리가 3.5%라 내려갈 수 있는 갭 차이가 큰 상황”이라고 짚었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채권 운용역은 “미국은 점도표를 통해 금리 전망치가 비교적 정확히 공개되는 반면 한국은 그렇지 않다”면서 “여기에 최근까지 호키시했던 총재의 스탠스를 고려하면 한국은 이제 미국 금리가 내려간다고 해서 따라가긴 힘들 것 같고 오히려 금리가 오를 때는 따라서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금리 급락세에 당장 내년도가 걱정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한 시장 참여자는 “올해 농사야 끝났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금리가 내려와 버리면 당장 내년이 걱정”이라면서 “금리가 올라갈 만한 트리거가 딱히 없어 보인다”며 우려했다.
◇주초에 몰린 이벤트… 5·20년물 입찰과 선물만기·BOJ
오는 18일 6000억원 규모 5년물 입찰을 시작으로 19일에는 2000억원 규모 20년물 입찰 그리고 국채선물 만기와 일본은행(BOJ) 통화정책회의가 예정됐다. 사실상 시장이 주시하는 이벤트는 대부분 주초에 몰려있는 셈이다. 이후 22일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주시하는 미국 11월 개인소비지출(PCE)가 발표된다.
BOJ 통화정책회의에서는 공식적인 정책 변경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한 외국계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우선 정책에 큰 변화는 없을 거라고 보는데 수익률곡선통제(YCC)에 대해선 어느 정도 약간의 시그널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지금은 엔화가 달러화 대비 강세지만 여기서 아무 조치를 안 하면 엔화가 또 약세로 갈 수 있는 리스크가 있다”고 전망했다.
또다른 자산운용사 채권 운용역은 “지금까지 약간의 구두개입만으로도 효과를 봐왔기 때문에 군불때기만 해주는 게 BOJ 입장서 더 좋은 패가 될 것”이라면서 “시장 흐름을 보면서 점진적으로 완화를 축소하는 모습으로 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같은 날 도래하는 국채선물 만기도 주요 분기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외국계은행 딜러는 “외국인들이 국채선물 만기 이후 일부 매도세를 보인다면 시장이 다소 되돌림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다음달부터 채권 입찰 물량도 정상화될텐데 그간 발행물량이 적어서 헷지할 게 없었다면 이제는 헷지 물량도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지금 레벨만 놓고 보면 국고채 금리가 기준금리보다도 낮아서 헷지가 안 나오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은행 금통위 의사록도 같은 날 공개된다. 한은은 지난달 30일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한 바 있다.